2009년 10월 14일 수요일

잔잔하게 사랑이 스며드는 매력적인 영화. 영화 "호우시절"을 보고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최건, 프릇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청두, 사랑해" 쓰촨성 지진 피해의 중심지 청두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호우시절" 중국의 청두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마치 영화가 약속이나 , 영화의 배경이나 소재를 청두로 하고 있다. 10 11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청두, 사랑해" 상영 이후에 있은 GV에서 영화가 비슷한 소재를 공유하고 있는지 있었다. 영화는 원래 하나의 프로젝트로 기획된 영화였다고 한다. 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 원래는 옴니버스 영화 "청두, 사랑해" 포함되기로 에피소드였다고 한다. 그러다 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 장편으로 분리되어 극장에 상영되고, 최건 감독의 "2029" 프릇 감독의 "1976" 묶어서 "청두, 사랑해"라는 영화가 완성된 것이다.

 

  편의 영화는 미래, 현재, 과거를 각각 시간적 공간으로 삼고 있다. 허진호 감독은 현재라는 시간적 공간에서  청두라는 지리적 공간을 배경으로 작품을 찍은 것이다. 이런 사전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 "호우시절" 본다면 영화는 단순한 사랑영화가 아니라, 현재 청두를 배경으로 지진이 남긴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사랑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왔던 허진호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서 지진의 상처를 치유의 과정을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관점을 더해서 만들어 것이다.

 

 사실 "호우시절"이라는 영화에 집중해서 본다면, 영화는 국적과 문화 그리고 언어가 다른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극복할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언어와 문화라는 무형의 장벽에 힘겨워하는 남녀의 모습이 묘사된 작품이다. 특히 고원원이라는 배우의 연기는 정우성의 연기보다 빛난다. 사랑과 현실의 장벽 앞에서 갈등하고 힘겨워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연기를 통해서 쓰촨성 지진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의 슬픔과 아픔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서 영화의 초반부에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치고는 적극적이지 못하고 주저하는 메이(고원원 ) 모습에 대한 이유가 고원원의 뛰어난 내면 연기를 통해 나타나며, 영화 후반부에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영화에서는 주변부에 있는 인물인 동하가 근무하는 회사의 지사장과 메이가 근무하는 곳의 부장이 존재하는데, 인물은 동화와 메이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동시에 간극을 메어줄 있는 촉매 역활을 하기도 한다. 영화 내내 서로의 마음을 숨기고, 또는 감추며 서로가 가진 감정의 진실을 제대로 직면하지 못할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둘을 통해서 영화는, 결국 사랑이라는 것은 상처를 감싸 않으며, 동시에 조금씩 조금씩 장벽을 넘어가는 조그만 힘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영화는 심심하고 무료하다. 주인공의 격한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급격한 감정의 기복을 일으키는 사건이나 변화도 후반부에서나 나오기 때문이다.  공간적 배경인 청두의 아름다움과 팬더의 귀여운 모습이나 영화 배경에 흐르는 음악의 아름다움이 이런 무료함을 상쇄하기는 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영화는 무료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잔잔하게 관객들을 파고든다. 감정의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안에 섬세한 감정들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면서 메이와 동화의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을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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