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7일 수요일

불꽃을 피우지도, 나비가 되지도 못한....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보고

 

 사실 명성황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좋지 않다. 프랑스의 마리 앙뜨와네트와 비교할 정도로 명성황후의 처신이나 정치적 능력은 낙제점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성황후가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을 통해서 많이 회자될 정도로 대중적인 문화 컨텐츠가 것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죽음과 죽음 속에 담겨있는 시대상, 나라 잃은 민족의 한과 일제에 대한 울분이 합쳐져 표현되는 강렬한 애국심 감정 때문이다. 그것을 압축하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유명한 대사까지 더해지면서, 명성황후는 어느 순간엔가 문화 컨텐츠를 넘어서 이제는 하나의 신화가 되어 버린듯하다. 다양한 문화 매체를 통해서 명성황후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어 생산되는 이유는 신화가 지금의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할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애국심을 자극하는 시대적 상황과 드라마틱한 죽음이라는 안정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호위무사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픽션까지 더한 영화는 시놉시스 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조승우, 수애라는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다. 매력적인 설정과 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이름을 전혀 살리고 있지 못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되어 버렸다.

 

 우선 영화의 액션에 균형감이 없다. 나름 중요한 액션신이 4 정도 나오는 영화이지만, 앞의 2번의 액션신과 뒤의 2번의 액션신은 하나의 영화에서 만들어진 영상으로 생각하기에는 쉽지 않을 정도다. 2번의 액션신은 무명(조승우) 뇌전의 11 액션이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액션의 화려함을 만들려고 노력한 같지만, 과도한 그래픽이 되어 버렸다. 역사와 픽션이 만났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역사적 인물과 이야기를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진 영화의 배경과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과도한 그래픽은 사실감을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뒤의 2번의 액션신과 비교했을 때도 균형감을 완전히 상실한다. 서로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정도로 이질적이다. 앞의 액션신이 디지털적 감각이라면 뒤의 액션신은 아날로그적 감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디지로그적 감성을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영화는 원래 액션장면이 그렇게 부각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액션신의 부조화는 참고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멜로라인의 감정신 또한 부족해 보인다. 영화 "정전대성" 중에서 "속세에 있어 가장 거리는 내가 앞에 있음에도 내가 너를 사랑하는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서로가 사랑하는 알면서도 함께 없는 것이다."라는 대사로 어떤 사랑이 애뜻하고 슬픈지를 설명한다. 영화도 대사만큼 애뜻함이 전해질 있는 조건, 주인공의 넘을 없는 신분이라는 장벽을 극대화해서 사로의 사랑에 대한 애뜻함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신분이라는 때문에 감정의 표현이나 형성을 영화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멜로라인의 감정이 약해지면서, 영화의 마지막은 생각만큼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만약 충분한 멜로라인의 감정을 살렸다면, 명성황후의 시해장면의 슬픔을 극대화 하면서 마지막에 여운을 관객들에게 남기면서 전체적으로 영화가 괜찮은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멜로라인의 감정이 약해지면서, 시해장면의 슬픔도 반감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영화는 불꽃을 피워보지도, 나비가 되지도 못한 영화가 되어 버린 같다.

 

댓글 2개:

  1. trackback from: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사랑! 불꽃처럼 나비처럼
    오늘 10월 8일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날이다. 1895년의 사건이니 지금으로 부터 약 114년 전의 일이나 여전히 논쟁의 중심이면서 한편으로는 가슴아픈 한이기도 하다. TV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이 되곤 했지만 조선역사의 중심에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해석해왔다면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조선의 역사도 명성황후도 아닌 민자영이라는 한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영화 중 최고의 명장면 Best 3을 뽑자면... 1.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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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원래 안보려다가... 고종으로 나오는 김영민 님이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주인공 강건우 마에스트로의 라이벌 정명환 마에스트로를 맡으신 분이라 보게 되었다. 무명과 자영 이 장면은 거의 마지막 장면. 초콜릿을 맛보는 장면... 저 좋은 걸 맘대로 못 먹다니. 공식 포스터. 공홈에서 가져옴. 스틸컷을 가져온 공식 홈페이지는 요기 개인적인 감상을 간단히 적어보면... - CG는 PS2용 대작게임 오프닝 내지는 태왕사신기를 연상케 함. - 조승우 연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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