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3일 화요일

재밌는 역사 비틀기와 접근..."역사 미셀러니 사전"

   
역사 미셀러니 사전 - 8점
앤털 패러디 지음, 강미경 옮김/보누스
 

 흔히 역사를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아무리 뛰어난 문명과 역사를 가졌더라도 그들의 역사는 승자에 의해 역사는 왜곡되거나 묻혀버린다. 이렇게 잊혀진 역사는 설화로 구전되어 오거나 신화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각나라의 입장에 의해 역사는 다르게 해석되어, 나라 간의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같은 글을 읽어도 해석이 다르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느끼는 맛이 다르듯 역사의 해석은 관점에 따라 변화한다. 역사의 해석이 서로 다르고 역사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라도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보통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 처럼 역사에 중요성이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머리 아프고 딱딱한 역사보다는 역사의 중요 물줄기를 벗어난 역사가 재미있는 경우가 있다. 흔히 전설이나 비사 같은 또는 역사교과서에 나올 정도의 중요성은 아니지만 기원이나 역사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일리아드" 나오는 전설로만 취급되었던 트로이가, 트로이의 존재를 믿고 끈질기게 탐사한 슐리만에 의해 역사가 처럼 언젠가 전설이나 비사가 역사가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책은 역사교과서에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거나 실리지 못했던 역사를 보여준다. 마치 방송국의 잡학지식을 다루는 "스펀지"라는 프로그램 처럼 진지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흥미와 재미라는 관점에서 역사를 접근한다. 이런 식의 접근은 책을 읽으면서도 지루함을 덜어준다. 생명의 기원부터 첨단기술까지 거의 모든 역사를 담았다는 저자의 말이 허풍만은 아니다. 3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많은 역사를 담을 있는 저자의 지적 능력은 부럽기만 하다. 고대 7 불가사의에 대해서는 들어봤어도 저자는 8 불가사의에 대해서 얘기하는 대목이 있는데.... 목록을 하나 따라가면 8 불가사의에는 "고대 7 불가사의 선발기준"이라는 저자의 위트에 한번 웃게 된다. 언젠가 창조론자들이 다윈이 죽을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인정했다며 진화론이 허구라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말의 출처와 다윈의 딸은 말을 부정했다는 사실을 보면서 역사나 사실에 대한 바른 인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보게 된다. 일년에 목욕했던 엘리자베스1세와 일평생 목욕했다는 이사벨 여왕의 이야기에 한번 웃게 된다. 소변을 치약으로 사용했다는 로마인의 이야기나 람세스 콘돔으로 160명의 자녀를 낳았다는 람세스 2세의 이야기는 엽기적면서도 웃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지루할 만한 얘기는 거의 없어서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역사 비틀기와 접근 방법의 기발함에 놀라기도 하고 위트에 중간중간 미소를 지었다. 이런 저자와 유쾌한 지적 유희는 즐거웠지만 그것 뿐이라는 안타까움이 남는 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