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4일 토요일

국산품애용에 대한 연어생각~!

"보이지 않는 대륙"의 저자 오마에 겐이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음 하기 위해서는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으로 변해야 된다고 한다. 글로벌 경제를 유혹할 수 있는 매혹적인 소비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산품위주의 소비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

 국산품애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2000년대 초반인가 친구랑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보기에는 국수주의로 똘똘 뭉친인간인데 자기는 애국주의자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미화하면서 국산품애용에 대해서 찬성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그에 반해 난 단호하게 말했다. 소비의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는거라고 누가 이걸 이용하라 저걸 이용하라 강제할 권리나 권한은 없고 더욱이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까지 국산품애용을 강요하거나 권장하는 것은 오히려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짓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기호와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과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없고, 소비자가 국적을 떠나서 질 좋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국내기업의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좋은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국산품애용이 아니라 최고의 품질을 가진 상품을 찾아서 소비하는 것이 오히려 그 친구가 말하는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저가 상품으로만 인식되던 한국산에 최근에는 최고급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시장 곳곳에 수출되고 있다. 환율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만약 품질 경쟁력이 아니라 아직도 가격경쟁력으로 기업을 이끌었다면 국내 기업과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이런 리스크를 어느 정도 흡수할 정도로 기업의 경쟁력은 강해졌다. 세계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이 있는 곳 중에 하나라는 한국의 시장을 만족시키면서 가지게된 경쟁력인 것이다. 만약 소비자가 까다라워지지 않고 여전히 애국심에만 호소가 먹히는 시장이였다면 한국은 또다시 외환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최근에 국내의 소비자 물가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높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높아만 가는 유가와 부동산가격에 대한 불만과 시설투자비를 회수하고도 요금인하를 하지 않는 휴대폰사용료 등과 같은 것에 대해서 시민의 저항이 점점 커질 태세다. 이 문제의 가장 큰 본질은 소비자가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경제의 가장 큰 주체가 될 때 불합리한 물가나 기업의 카르텔은 없었을 것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까다롭기는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이 덜 개방된 상태에서 한국시장은 기업들과 정부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여전히 가격의 통제권을 휘두르고 있으며 기업은 그런 정부의 비호 아래서 시장의 가격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나 권리는 무시된채 기업들은 카르텔을 형성해서 소비자를 우롱하고 착취한다. 거기에 대한 분노가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로비로 소비자의 주권을 강화시켜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은 취소되었다.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들도 많이 후퇴했다.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힘을 강하게 해줄 좋은 터닝포인트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한미FTA다. 기업과 수 많은 노동자들은 생존을 걱정하며 반대를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FTA는 시장의 주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다양하고 값싼 물건들이 들어오는 길이 열리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확대될 것이다. 선택권의 확대 그것은 소비자가 경제의 핵심주체이자 파워로 떠오르게 된다. 가격의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올것이고 지금의 물가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점점 약화되고 상실할 것이다. 진정한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시장이 눈앞에 도래할 것이다.

 국산품 애용과 민족주의를 버려야 한다는 오마에 겐이치의 지적은 하나도 틀리지 않다. 시장의 개방과 확대를 통해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환경은 기업을 오히려 강하게 한다. 소비자들에게는 폭넓은 선택권과 시장의 파워를 준다. 나무 한그루가 상업적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을 인내해야 한다. 먼 곳을 보지 못하고 가까운 곳만 보면서 인내하지 못한다면 결코 달콤한 열매를 오래도록 먹지 못한다. 민족주의 탈피와 맹목적인 국산품 애용 배제는 먼 곳을 봤을 때 아주 달콤한 열매가 될것이다. 인내하지 못하고 우리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설익은 열매만 먹다가 나중에는 열매조차 먹지 못하는 상황이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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