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3일 월요일

야구팬을 위한 야구의 정석. 책 "야구교과서"를 읽고

 

 구도라고 불리는 부산에서 태어나,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옆에 앉아 TV 중계를 보면서 알게 야구. 부산에 태어난 것이 야구를 대한 열정을 느끼게 해준 시작이었다면, 초등학교시절에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하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은 커져만 갔다. 야구에 열광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환호하는 팬이 되어버린 지금,  어느새 야구는 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오늘과 같이 비로 인해 야구경기가 취소되면 뭔가 허전하고, 겨울 스토브리그만 되면 기간은 지루하기만 하다. 때는 새로 영입된 선수들에 대한 신상정보를 찾아보고 어떤 기대치를 가질 있는지를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를 학수고대 한다.

 

 가끔 어린 시절 동네 야구하던 추억을 통해 실제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대지만, 현실이 누르는 삶의 무게에 눈으로 즐기는 야구에 지금은 만족하면서 산다. 그런데 그런 욕망을 다시 요동치게 만드는 방송 프로그램이 생겼다. "천하무적 야구단".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라는 방송 소재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저 야구가 좋아서 그런 오락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그들의 열정이 잠자던 욕망을 깨운다. 나도 그라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싶다는 욕망을.

 

 그런데, 마르코를 위주로 나오는 야구상식 퀴즈는 나에게 다른 충격을 줬다. "마르코" 통해서 야구 초보자들에게도 야구의 규칙을 알려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퀴즈코너였겠지만, 퀴즈들 상당수를 내가 틀린다는 것이었다. 나름 야구를 좋아하고 많은 규칙을 알고 있다고 자부해왔었는데. 방송을 보면서 풀던 퀴즈가 틀릴 마다, 내가 야구라는 스포츠보다는 스포츠 속에서 펼쳐지는 승부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지금도 롯데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 보다는 승패에 집착했던 것이다. 그저 승리에 환호하고 패배에 실망하고. 그러다 보니, 야구라는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롯데가 연패에 빠져들어서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을 때는 야구를 찾아보지도 않고, 그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불평 불만을 쏟아낸다. 선수들도 자신의 의지나 힘으로 어쩔 없는 슬럼프임에도 모든 것을 선수들의 탓인양 비판하고 불평 불만을 쏟아냈다. 그런 시기에 사실 비판과 비난보다는 격려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승패에 눈이 어두운 나는 격려보다는 비판과 비난을 택했다. 그것은 결국은 내가 야구를 즐기지 못했던 결과인 것이다. 야구의 규칙에 대해서도 완전히 알지도 못하고 롯데의 승패 외에 야구의 부수적인 많은 것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야구에 대해서 다시 진지하게 알아보기로 했다.

 

 마침, 책이 최근에 눈에 띄었고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른 책들은 야구의 초보자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독자들을 위해 쓰여진 것에 비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야구라는 스포츠의 기본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서 처음부터 알기로 결심했던 나에게 안성 맞춤의 책이었다. 투수들이 구질에 따라 공을 잡는 방법에서부터 타격, 수비, 베이스 러닝까지 차근차근 야구의 상식을 넓혀준다. 그렇다고 마냥 책이 야구의 기술이나 규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마운드에 올라선 감독과 투수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어떤 규칙을 설명할 때는 실제적인 웃음을 줄만한 사례를 들려주면서, 야구와 관련된 역사적 재미까지 해준다. 너무 기술적인 내용으로 흐르면 딱딱해질 것들에 양념처럼 첨가되어 있는 이야기들은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책의 저자가 메이저리그 전문가라서 그런지 후반부에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다양한 설명들이 들어있다. 초반부는 야구의 기본적인 상식을 통해서 야구선수나 관객이나 누구나 알아야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후반부 메이저리그 이야기부분은 관객의 입장에서 야구라는 스포츠를 즐겁게 감상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팁들이 들어 있다. 부분을 읽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가까워 질수록, 책의 후반부에는 한국야구 전문가를 통해서 한국야구에 대한 그런 이야기를 부록처럼 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메이저리그보다는 그래도 한국야구를 좋아하는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래도 책은 분명, 누구나 쉽게 읽으면서 야구에 입문할 있는 책이다. 경기의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야구의 진정한 재미를 찾는 이들이 번쯤은 읽어보면, 야구를 즐겁게 보는 법을 조금이나마 있을 것이다.

 

야구교과서 - 8점
잭 햄플 지음, 문은실 옮김/보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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