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4일 토요일

기도와 자기암시

 

 자주가던 사이트가 한 시사잡지에 실리면서 정권의 탄압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 운영자들이 게시판을 폐쇄하는 임시조치했다. 그래서 그 게시판에 자주 머물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twitter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주로 눈팅하는 유저이지만, 그래도 대세를 쫓아서 twitter에 같이 둥지를 틀었는데, 갑자기 별 이상한 놈이 나를 following 했다.

 

 "나라사랑구국기도회"라나. 개뿔~! "나라사랑"이라는 꼬라지도 우습지만, "구국기도회"라는 웃기지도 않은 이름에 어이가 없다. 나라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달면서 진실로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 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나라사랑이라고 말하는 인간들 대부분은 국민이나 국가보다 정권을 더 생각하는 파시스트적인 성향이 많다는 것을 이제껏 경험으로 익히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의 가치보다 정권과 권력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약자에게는 거침없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그들이다.

 

 구국기도회라는 것도 웃기다. 이런 인간들 대부분은 타종교에 대해서 상당히 배타적이다. 그런 대표적인 인간이 2mb가 아니던가? 서울시가 자기것이냐 되는 것 처럼, 봉헌을 운운하던 인간. 그래서 지금 그 인간은 지금 불교계와 상당히 갈등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다른 구국기도회라는 것의 장면이란 정말, 타종교가 무너져라고 외치는 그들의 맹신적 모습. 기본적으로 종교를 믿을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진화가 덜된 족속들이다.

 

 그런 행위와 행태가 근본적으로 문제이지만, 그들은 종교와 기도라는 것에 대한 맹신은 어이 상실이라는 말 밖에.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기도라는 것이 정말 실제로도 아주 유용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맹신하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서는 기도효과에 대한 실험결과가 수록되어 있다. 어떤 실험팀이 실제로 기도가 효과가 있는지 실험을 했는데 결론을 말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진짜 신이 있어서 기도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기도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성잉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것. 그리고 어떤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각자의 해석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의 작은 사건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자기마음대로 해석해서 자신의 믿음을 강화시킨다. 객관적인 검증이나 확인 없이 말이다.

 

 어떤 하나의 사건이 진리거나 사실이 되기 위해서는 개별성, 보편성,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개별성이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보편성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을 말하며, 타당성이란 그것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즉, 개인의 경험이라하더라도, 나 말고 다른 사람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그 경험이나 사실이 변하지 않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기도라는 것들은 이것들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다. 기도가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개별성 밖에 없다. 그래서 기도의 효과라는 것은 개인의 망상이나 자기합리화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미친듯이 터무니 없는 기도를 해되는 인간들을 보면 우습기만 하다.

 

 그렇다고 기도라는 것 자체를 전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기도라는 것으로 신의 능력이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도라는 것은 자기암시의 효과 만큼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목표라는 것이 인생에서 나침반 역활을 하고 그래서 그 목표를 향해 경주하는 힘을 개인에게 주듯이. 기도라는 것은 자신의 목표를 매일 명확하게 되새기는 역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내 꿈은 내 목표는 이거야라고 막연하게 말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어딘가에 적어두고 수시로 꺼내보면서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그런 목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변에 말을 하면 목표를 향해 더 매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런 관점을 기도에 도입시켜 본다면 매일 하는 기도라는 것은 매일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되세기면서 자기암시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를 통해 꿈을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도를 통해 이룬 것이 아니라, 꿈을 매일 반복해서 생각하면서 자기암시를 통해 더 명확하게 자신의 머리나 가슴에 새긴 것이다. 그렇게 새겨진 목표를 향해서 자신이 노력했고 그렇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것을 가지고 기도나 신의 힘으로 이루었다고 말하는 것 뿐인 것이다.

 

 결국 기도는 신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것이 자기암시다.)이고, 그렇게 매일 명확하게 되새긴 꿈을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조금씩 실현한 것이다. 쓰잘데기 없이 기도 랍시고 신에게 맹목적인 은총을 바라지 마라. 꿈을 이루는 것은 기도도 그리고 그 기도를 듣고 반응한 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뿐이다.

 

참고도서 -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마더 테레사의 기도 (Mother Teresa’s Prayer)
    오 사랑의 주님, 존경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칭찬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명예로워지려는 욕망으로부터, 찬양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선택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인기를 끌려는 욕망으로부터, 모멸받는 두려움으로부터, 경멸받는 두려움으로부터, 질책당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비난당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잊혀지는 두려움으로부터, 오류를 범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우스꽝스러워지는 두려움으로부터, 의심받는 두려움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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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하나님의 사람으로 산다는건 내 계획대로 안되는 사람입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하나님을 믿으면서 내 계획대로 안된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보통 이런 사람은 믿음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기도했으니 하나님이 반드시 내 뜻대로 하실거라고 장담하는 사람은 믿음이 좋아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틀렸습니다. 자기 계획대로 다 되는게 하나님이 복주시는거라고 착각하면서 그게 믿음이 좋다라고 생각했다면 큰일이라는 말입니다. 성경의 인물들을 보세요. 그런 사람이 어디 있었나요. 원하고 바래서 이루었다기 보다는 하나님 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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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때.. 기도가 막힐때.. 기도에 대한 잘못된 오해
    우리가 기도라고 하면 드는 생각은 원하는 것을 하나님에게 간절하게 오래 강하게 간구하여서 얻어내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성경적인 기도에 대한 가르침은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 가운데 중의 한 과정이지 개인의 목적하는 바를 구하고자 하나님의 뜻을 내뜻에 굴복시키고자하는 관점에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에서 라도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하나님의 나를 향한 경륜가운데서 허락하시는 일이지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시거나 굴복당하시는 분으로 이해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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