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일 일요일

이루지 못한 어린 시절 꿈을 기억하며. 영화 "업"을 보고.

 

성인이 되어 버린 지금, 어린 시절 꾸었던 꿈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혹시나 꿈을 기억하고 이룬 사람이 몇몇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 나이를 먹으면서 꿈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간다. 스스로 지우개를 들어 머리 꿈에 대한 기억을 문지르지 않지만, 삶이 주는 고단함과 현실이라는 장벽,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 내는 망각이라는 인생이 만들어낸 지우개들로 어린 시절 꿈들을 하나하나 지워버린다. 그렇게 하나하나 꿈을 지워버리고, 지워진 자리에 삶의 무게와 고통으로 채워간다. 현실에 안주하고 순응하며, 매일 같은 일상과 같은 패턴으로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 인생이 만들어내는 뫼비우스 띠에 빠져버린다. 삶은 지루하고, 새로운 것은 짜증나며, 새로운 만남과 인연이라는 것은 이제는 힘겹고 두려운.

 

영화 "" 주인공 "" 바로 그런 우리주변에 지루한 삶을 반복해서 살아가는 나와 당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영화의 초반부에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점점 나이 들어가는 ""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는데, "" 어떻게 어린 시절 꿈들을 이루지 못하고 점점 기억 속에 지워가는지 묘사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슬프면서도, 내용적으로나 영상적으로도 최고의 장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면들은 어린 시절 꿈들을 조금씩 지워가는 것은 칼이 아니라 인생의 복잡함과 불확실성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사건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누구나 살면서 자신의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경험하고 알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생각대로 대지 않아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랄까? 헌사라는 표현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 삶의 고단함에 힘겨워 현실에 그저 안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인생이나 삶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어쩔 없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장면이 그렇게 슬픈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나 삶이 만들어낸 좌절이나 실패를 그렇게 감싸 안아 주면서도 이해해주니 말이다. 하지만, "" 우리가 다른 것은 "" 자신의 옆에서 어린 시절 꿈을 공유하고 상기시켜주던 사람이 곁에 있었고,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꿈을 자신만의 기억 속에 둔다는 . 그래서 "" 어린 시절 꿈을 잊을 만하면 떠올리면서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꾸준히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꿈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우지 않고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늙어 버린 "" 나이와 삶이 만들어낸 현실이라는 장벽 앞에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거의 포기한 상태가 되어 버린다. 삶과 세상을 알아가면서 만들어지는 두려움 앞에서, 넘어져도 일어나 걸음을 때던 걸음걸이를 배우던 시절의 용기는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 자신의 삶의 과거와 현재의 관성적인 삶을 유지하려고 뿐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행동에 나서게 되는데,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개발의 논리 앞에서 자신의 소중한 집이 헐릴 위기에 처하면서다. 요양원이라는 곳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과 지난 인생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사라진다는 절망감에서 그는 마지막 도전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결정을 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관성적인 삶에 대한 껍질을 완전히 깨지 못한다. 그래서 여행 중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과 삶의 굴레 안에서 행동을 하게 된다.

 

이와 대조적인 인물이 있다면 "러셀"이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거침없이 실천하는 8 꼬마다. 새로운 만남이나 인연에 대해서 아주 열린 자세를 보인다. 고집불통에 퉁명스런 "" 태도에도 쉽게 실망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누구와도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친구가 되어 버린다. "" 가지고 있는 인생의 굴레와 틀을 깨어버리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캐릭터다. "" 인생에 공감하면서 지워버린 어린 시절 꿈들을 조금씩 생각한다면, "러셀" 용기에 삶에 대한 도전정신을 통해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했던 지날 기억들을 조금씩 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 용기 없이 현실에 안주하며, 현재의 삶의 굴레를 그저 맴돌기만 하는 자신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여기에 명의 재미있는 인물이 추가 된다. "찰스 먼츠"라는 인물이다. ""에게 어린 시절 꿈을 심어주었던 인물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평생을 바치는 사람이다. 꿈을 포기하면서 살았던 "" 대비되는 인물이라 생각할 있지만, 사실은 "찰스 먼츠"라는 인물이 쫓은 것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 "찰스 먼츠" 꿈과 욕망이라는 대치점을 형성한다. "" 현실에 안주하고, 순응하며 꿈을 이루지 못한 평범함 인물이라면, "찰스 먼츠" 욕망이라는 것이 만들어내는 추악함과 악랄함을 보여준다. 욕망을 꿈으로 착각해서 추악한 방법으로 그것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만연한 황금만능주의 사회의 대표적인 인물이 "찰스 먼츠" 것이다. 겉으로는 모험과 탐험이라는 아름다운 꿈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결국에 명성과 뿐인 그런 인물이다. 이 인물을 통해서 꿈과 욕망을 혼동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둘의 대결에서 "" 자신의 삶의 껍질을 깨지 못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은 시작했을 , 꿈이라는 목표만을 추구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과 과정에서 대면하는 환경과 관계들이 가져다 주는 영향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 모험이 가져다 주는 것도 전혀 새롭지도 즐겁지도 않는 것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결국 "" 스스로 껍질을 깨면서 삶의 다양함이 주는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혼자 살던 고집불통 늙은이는 꿈을 이루었다는 성취감 보다, 과정에서 얻은 관계와 용기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간다.

 

영화 "" 어린 시절의 꿈과 꿈을 잊어가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꿈에 대한 기억을 올리게 만들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용기를 준다.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사실 꿈이라는 것도 삶이 행복하자고 하는 아니던가? 그렇게 영화 "" 꿈과 행복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 물음을 던진다. 꿈을 이뤄서 행복한가 아니면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과정에서 만나는 관계와 새로운 도전 자체가 행복을 만들어 주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게 보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꿈이 있어 행복하다" 아니라 "꿈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관성적인 삶에 도전하고, 과정의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이기에 행복하다." 아닐까?

 

댓글 2개:

  1. trackback from: [영화리뷰/미국]'업(UP)'어린이에게는 꿈을 UP 어른들에게는 희망을 UP
    한방울 눈물과 한바탕 웃음 '업(UP)' 전체적 줄거리 한방울 눈물과 한바탕 웃음! 마음 속에 담고 싶은 단 하나의 걸작 평생 모험을 꿈꿔 왔던 ‘칼’ 할아버지는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달아 집을 통째로 남아메리카로 날려 버리는데, ‘칼’ 할아버지의 이 위대한 모험에 초대 받지 않은 불청객이 있었으니, 바로 황야의 탐험가 ‘러셀’! 지구상에 둘도 없을 이 어색한 커플이 함께 하는 대모험. 그들은 과연 남미의 잃어버린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 꿈과 희망, 행..

    답글삭제
  2. trackback from: 긍정의 한 줄*
    하루하루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결정된다 - 애니 딜러트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