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사기"를 통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책"사기의 경영학"을 읽고...

 

 여러 차례 동양 고전 읽기에 도전해 보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기를 반복하고, 가끔은 억지로 억지로 완독을 해도 머리 속에 지우개는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한다. 완독 했다는 성취감보다 무엇을 읽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당혹스러움이 크다. 언젠가는 제대로 읽을 날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당혹스러움과 좌절감을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회 전법으로 원전의 번역본 보다. 동양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쉽게 설명한 책들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연히 손에 그런 책들이 들어오면 읽게 되는데, 오랜 만에 그런 하나가 손에 들어왔다.

 

 사실 요즘은 경영학이나 자기계발서 같은 실용서적은 있으면, 피하는 편이다. 그런 책을 읽어도 저자들이 말하는 능력이나 실력이 생기는 같지도 않고, 개인적 적성을 완전히 무시한 자기계발은 오히려 해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책을 읽다 보면 보여지는 성공지상주의 금전지상주의들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완전히 반대되기 때문에 요즘은 거부감이 너무 크다. 그런 책들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취향이나 가치관을 무시한 , 어떤 결과를 목표로 그런 독서는 시간 낭비 같은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경영학이라는 것도 크게 보면 자기계발서 같은 실용서의 분야로 생각하기에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동양 고전 "사기" 바탕으로 내용의 전개가 있었기에 그나마 조금한 관심을 가지고 책을 넘기게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책장 켠을 차지하며, 독서의 우선순위의 끝에서 머물렀을 책일 것이다.

 

 동양고전을 생각하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드는데, 책은 저자의 쉬운 설명 때문인지 생각보다 쉽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처음에 무덤덤하게 읽혔던 글자들이 어느 순간엔가 시선을 집중하게 만든다. 역사 인물들의 일화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저자가 현대에 필요한 경영학적 덕목과 사기의 내용과 교훈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통찰력은 읽으면서도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거기에 보너스로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비판한 내용까지 더해지면서, 이해의 깊이를 해준다.

 

 그렇다고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모든 내용에 동의 또는 공감하지는 않는다. 특히 거부감이 드는 대목이랄까? "복수심이 성공을 부른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은 아쉽다. "복수"라는 감정이 어떤 면에서는 성공이나 자신을 이루려는 목적에 향한 추진력을 제공한다는 점은 동의를 한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불의 악의에 대한 정당한 복수에 대해서 인정했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동의한다. 하지만, 여기서 인용한 사기의 내용은 전부 잔혹한 결말들이다. 저자는 그런 복수심을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불굴의 의지로 승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복수심이라는 것이 위험한 것은 성공을 넘어 다른 폭력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다. 그래서 복수심으로 성공을 이룬 화해, 용서 그리고 관용에 대해 언급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내용에서 환공과 관중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화해, 용서 그리고 관용에 대한 언급은 부족하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사기" 통해서 배우는 다양한 교훈들은 쉽게 공감하고 배울 있는 것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배움도 크지만, 한가지 크게 느끼는 것은 역사는 반복되고 고전 속에 현대를 사는 지혜가 있다는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자가 담고 있는 현실의 비판 그리고 사기의 내용과 현실을 비교해서 읽는다면 역사의 반복을 그대로 느낄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식견에 놀랐지만,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또한 되새길 있는 책이다.

 

사기의 경영학 - 8점
김영수 지음/원앤원북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