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1일 월요일

우리는 선천적인 맹인들.....

 

 "옛날, 임금이 나라 안의 소경들을 불러, 궁중의 마구간으로 데리고 코끼리를 구경시켰다. 그런데 앞을 보는 그들은 손으로 더듬을 수밖에 없어서,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 자도 있고, 코를 만진 자도 있고, 귀나 꼬리를 만진 자도 있었다. 구경을 마친 뒤에 그들은 코끼리의 생긴 모양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데 다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가 기둥처럼 생겼다 했고, 코를 만진 자는 동아줄과 같다 하고, 귀를 만진 자는 키와 같다 하고, 꼬리를 만진 자는 지팡이 같다 하여 서로 다투었다. 이는 실물을 보지도 못한 소경들이, 각기 생각이 옳은 자신한 데서 결과이다. 바가 적고 경험한 것이 확실치 못한 주제에, 나는 진리를 알고 있다 자처하는 사람들도, 역시 이런 부류라 하겠다."

 

 불경의 구절이다. 소경 맹인에 비유해서 일반 중생들의 무지에 대해서 비웃는 대목이다. 인간이라는 종족의 특징이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을 이미 꿰뚫어 구절이 아닐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진리 또는 진실인양 믿는다. 그래서 거기에서 벗어난 어떤 진실이나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떻게든 변명거리를 만들어서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진리이자 사실로 만들어 버린다. 자기 스스로가 벽을 만들어서 어떻게든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보호하려고만 한다.

 

 그래서 자신이 믿는 것과 비슷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집단을 만들고, 그래서 자신이 가진 진리와 믿음을 깨뜨리려는 사람들에게 거침없는 공격까지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진리를 추구하던 인간의 욕망과 속성은 이제 진리의 보호나 수호에 바쁘다. 그것이 진리나 사실이라는 명확한 증거보다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기에 지켜야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배움에 대한 방향도 진리와 사실의 추구가 아니라 믿음을 방어하는 지식의 습득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보는 것은 위의 문장처럼 코끼리 전체를 이해하기 보다는 일부분만을 이해한 자신은 스스로 진리를 알고 있다고 우쭐대기 바쁘다.

 

 위대한 성인이라고 불리던,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재판 변론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것도 무한한 우주의 티끌 정도가 아니던가?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도 지금 축적된 지식이라는 것도 우리의 지식으로 모르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쌓였던 축적물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류가 축적한 지식과 진리를 알지 못한다. 우주의 티끌 정도 축적한 인류의 지식과 진리 중에서 미세먼지 보다 작은 정도의 지식만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얼마나 우리의 지식이라는 것이 보잘것 없는가?

 

 그래서 불교경전에서는 끊임없는 배움을 강조한다. 소크라테스 또한 자신의 지식을 잘난 하기 보다 평생을 배움을 추구했다. 세상의 진리라고 말하는 진리나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들이 어느 순간엔가 진리가 아닐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배움을 끝없이 추구하고 진리나 사실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에 대해서 의심과 의문을 제기하며 스스로 진리와 사실을 검증해야 한다. 지금의 얄팍한 지식에 만족하며, 모든 진리나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젠체하지 말고, 끝없는 배움을 추구하는 자세로 의심하고 의심하고 검증하고 검증해야 한다.

 

 ps> "미수다" 출현한 베라가 독일에서 출간했다는 책의 내용이 어떤 블로그에 의해서 알려지고, 내용을 언론에서 기사화 되었다. 기사의 댓글은 가관이었다. 제대로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기사화하는 병신 기자들과 거기에 동조하는 극우주의 병신들이 설치는 꼬라지란……. 만큼 우리 사회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으려는 믿음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더해서 극우주의 병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된 번역이라는 증거들이 하나 다른 블로거들에 의해서 밝혀지고, 그러다가 우연히 불교경전에서 문구를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댓글 2개:

  1. 정확한 사실확인 없이 감정적으로만 빨리 끓어오르는 기질이 많은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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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단테 - 2009/09/03 10:24
    단지 안타까운 건 죄없는 사람들이 그 사이 큰 고통을 받는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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