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4일 월요일

"사직의 쥐새끼"와 "맹구"

 

 처음 독서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읽은 책들은 경영서니 자기계발서 같은 책들이었지만, 요즘은 개인적으로 그런 책들을 피한다. 읽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한 느낌과 성공지상주의만을 자극하기에 일부러 피한다. 그런 책들을 읽는다고 저자나 저자가 말하는 이상향이 있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능력과 성향들이 그것들과 맞지 않는데 굳이 그것을 추구해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기의 경영학"이라는 책도 보려고 의도했던 책은 아니다. 공짜로 들어온 책이기에 손에 잡고 읽었다.

 

  책은 동양 고전인 사기의 내용을 분석해서 현대 리더들이 본받아야 것들을 정리한 책인데, 온고지신의 정신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읽다가 지금의 시국상황과 기가 막히게 맞는 이야기가 2 나온다. '사직의 쥐새끼'이야기와 '맹구'이야기인데, 이야기를 합쳐서 '사서와 맹구'이야기라고 한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아무리 인간을 싫어해도 2mb 특정동물에 비유해서 비하하는 짓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쥐새끼도 인간이 아니다.그리고 쥐가 아니라 쥐새끼라고 하는 것은 그냥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일 개인적 감정과 무관하니 오해를 마시길….)

 

 우선 "사직의 쥐새끼"이야기를 보면,

 환공이 관중에게 나라를 다스리는데 가장 신경 써야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관중은 환공에게 "사직에 살고 있는 쥐새끼가 가장 문제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환공이 " 쥐를 염려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더니, "사직을 어떻게 짓는지 보셨습니까? 기둥을 세우고 보기 좋게 색을 칠합니다. 그런데 쥐새끼가 기둥에 파고들어가 삽니다. 문제는 쥐새끼를 잡으려고 불을 놓을 수도, 물을 부을 수도 없다는 입니다. 자식의 기둥이 타거나 색이 상할까봐 그렇지요. 그래서 쥐새끼는 제거하기 아주 어렵습니다."라고 관중이 대답했다. 이에 환공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관중에게 쥐새끼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이에 관중은 군주 곁에 있는 환관들의 존재가 쥐새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에 환관의 행태를 쥐새끼와 비유하는 자세한 글들이 있으나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기에 여기까지…..

 

 "맹구" 이야기는 간단하면서도 메시지는 강력하다.

 송나라에 술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맛도 뛰어나고 손님에게 친절하며 고객에 대한 배려도 뛰어났다고 한다. 가게홍보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게에 손님이 거의 없어 파리만 날리게 것이다.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가게 주인은 마을의 양천이라는 노인에게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노인은 "당신 개가 사납지요?"라고 물었다. 주인은 개와 손님과 무슨 상관이냐며 물었더니, 노인은 개가 하도 사납게 구니 사람들이 겁이 나서 안가는 것이라고 가르쳐줬다고 한다.

 

 전직 국세청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세청 직원을 파면시켜버리는 국세청이나, 다음 아고라에 비판적인 글을 게시했다고 직원을 알아서 징계하고, 전임 사장에게 없는 죄를 만들어서 몰아내는 kbs,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전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광장을 막아서는 견찰들 등등…. 지금 기억나는 말고도 찾아보면 무수히 많은 사나운 개와 쥐새끼들이 설쳐대고 있다.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얻은 처럼 설쳐대는 꼴을 보니 "사직의 쥐새끼" "맹구" 이야기가 그렇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렇다고 국민과 소통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소통하지 못하고 사나운 개와 쥐새끼들에 둘러싸인 2mb 환공이나 송나라 술장수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2mb라고 "사직의 쥐새끼" 사나운 개와 무엇이 다를까? 그저 섬김을 받아야 국민들만 고달프고 힘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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