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0일 화요일

삶의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연극 "라디오, 잠시 길을 잃다. season 2"를 보고


 

 표를 끊고, 공연장에 입장하기 .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배우 분이 대기실에 앉아 있는 관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말을 건다. 조금은 과장된 목소리로 주변 사람들도 들을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간다. 그래서 인지 기다림이 지루한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광경이다. 그렇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흘러가고 공연장에 입장했다. 다시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와서 휴대폰의 전원을 꺼달라는 것과 같은 주의 사항을 재미있게 전달하며 관객들의 흥미를 돋군다. 무대는 어두워지고 그렇게 연극은 시작되었다. 연극 시작하기 전에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던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배우가 주인공이다. 무대 밖의 모습과 무대 안의 모습이 그렇게 다를 수가…… 전혀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다른 분위기와 목소리를 들려준다. 안경의 쓰고 벗고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인상이 완전히 바꿔 버렸다. 그것이 배우의 능력이란 말인가? "하지만"이라는 역을 맞은 김준영이라는 배우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상의 모습으로 시작된 연극은 주인공이 라디오 DJ로써 활동하는 모습과 속에 담겨진 사연들을 통해서 보여진다. 모노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혼자 연기하는 듯한 느낌 들지 않는 것은, 밤마다 라디오를 듣는 듯한 느낌의 완벽한 재연 때문일까? 어떻게 보면 라디오라는 것도 혼자서 마이크 앞에서 연기하는 모노 드라마라고 있는데, 실상에 즐겨 청취하는 라디오를 듣는 듯한 느낌을 연극으로 전달해 준다. 음악을 소개하고 사연을 소개하고, 그리고 사연 속의 고민에 대해서 상담을 해주는. 라디오에 친숙한 이들에게는 보는 라디오를 보는 듯한 연극이다. 그래서 모노 드라마가 가질 있는 어려움이랄까, 지루함은 찾을 수가 없다. 관객들이 쉽게 공감하고 쉽게 받아들일 있기에 연극을 보는 내내 즐거움이 가시지 않는다. 속에 사연이라는 것도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취업난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한 많은 사랑 사연들을 통해서 현실을 연극 속에 반영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친숙하고 재미있는 모노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게스트의 깜짝 출연은 살아있는 연극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까? 영화에 비해서 연극이라는 것은 배우와 관객이 직접 호흡할 있는 것인데 게스트는 배우와 관객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준다. 내가 공연에서는 명의 게스트가 출연을 했는데 명은 자신의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한 관객이. 다른 명은 TV 나오는 사람이라고는 하는데 누군지 전혀 수가 없는 사람이. 그렇게 게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연극을 이끌어 감으로써 미숙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다른 재미와 매력을 전해준다.

 

  연극은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익숙하다고 해서 함부로 단정하고 판단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것을 함부로 상대방에게 표현해버리는. 일상 삶이 주는 권태랄까? 그것으로 인해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지도 자신이 상처를 입는지도 모르며 살아간다. "하지만"이라는 사람이 청취자를 대하고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대신한다. "라디오, 잠시 길을 잃다."라는 제목처럼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길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권태롭다는 이유로. 어쩌면 삶의 목적이나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리고, 살기 위해 살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자신의 병으로 길을 잃게 되지만, 순간 청각장애를 가진 청취자의 사연을 읽고 자신이 잃어 버렸던 길을 다시 찾아 간다. 마지막 열정을 태워서 마지막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연극은 막을 내린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으로 길을 찾아야 할까? 라디오 속의 사연들이 보여주는 우리네 다양한 인생사를 통해서 찾아야 할까? TV 인간극장 속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길을 찾아야 할까? 사실 그렇게 멀게 찾지 않아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모습을 통해서 길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연극이라는 생각한다. 전문 배우가 아닌 사람들을 연극의 마지막에 게스트로 참여시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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