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3일 일요일

도둑고양이가 가출했어요.

 도둑 고양이가 가출을 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집에 살던 도둑 고양이는 가출을 했다. 밥 먹을 시간만 되면 현간문 앞에서 "야옹야옹"하며 밥 달라고 울던 도둑고양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햇빛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장독대에 대자로 누워 잠을 자던 고양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자기가 심심하면 사람 앞에 와서 벌러덩 눞거나 내 다리에 몸을 비비던 그런 고양이를 볼 수가 없다. 벌써 일주일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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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한 갈색이 썩여 있는 사진의 고양이가 우리집에 자주 오던 도둑 고양이이다. 가끔 내가 멸치, 쥐포 또는 마른 오징어를 준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주는 먹이를 물고 다른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버렸다. 무슨 일인지 살짝 쫓아 가봤는데, 거기에는 어미를 잃어버렸는지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몰라도 시끄럽게 울던 새끼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그 고양이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자기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먹이를 얻어 먹던 노란 새끼 고양이가 흑갈색 고양이를 따라서 우리집으로 흘러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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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우리집으로 흘러 들어온 노란 고양이는 우리집에 사는 도둑 고양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사람을 두려워해서 가까이 다가 오지 않았지만, 어머니께서 그 고양이 밥을 챙겨주면서 밥 먹을 시간이 되면 그 고양이는 밥달라고 현관 앞에서 야옹거린다. 밥을 줄 때도 처음에는 경계를 많이하다가도 언제부터인가 밥 주는 것을 알면 잽싸게 달려와서 발 근체를 배회한다. 밥 그릇에 밥을 담아주기도 전에 밥 그릇에 머리부터 밀어 넣어 밥을 담아주기도 힘들 정도다. 아마 새끼 때 많이 굶었던지 식탐도 대단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흑갈색 고양이의 반 밖에 되지 않던 녀석이 지금은 오히려 그 두배가 되어버렸다. 암컷이라서 온순한지 몰라도 장난으로 물어도, 잡아서 안아 올려도 물지도 할퀴지도 않는다. 가려운 곳이 있던지 긁어 달라고 주둥이를 먼저 들이대기도 한다. 원하는 곳을 만져주지 않으면 장난으로 살짝 물기도 하지만, 그렇게 아프지 않다.

 도둑 고양이가 도둑 고양이 답지 않게 돌아다니지를 않았다. 우리 마당에서 장난치며 놀고 장독대에서 잠을 자며 집 밖으로는 나가지 않았다. 고양이가 좀 크면서 가끔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외출을 했다가도 밥먹을 시간이 되면 들어와 밥 달라고 야옹거린다. 도둑 고양이도 아니고 집고양이도 아닌 습성으로 우리 집에 눌러 살았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몇 일 전부터 이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 우리 집을 찾아오는 흑갈색 고양이는 눈에 뛰지만, 노란 고양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놈이 가출을 해버렸다. 입맛도 까다로워서 고기가 조금만 적게 들어가도 먹지 않는 녀석인데, 걱정이다. 잡히거나 죽지 않았다면 밥 먹으러 들어올 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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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발정나서 잠시 나갔다 오려는것 아닐까요?
    좀 더 기다려보세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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