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0일 토요일

가슴이 따뜻해지는 착한 영화. 영화 "하모니"를 보고

 

 윤제균 감독의 작품을 보면 영화가 착하다. 영화 인물들이 악의에 가득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캐릭터들이 찌질하게 나쁜 짓을 하긴 하지만, 안에 각자의 선함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들로 묘사된다. 감독은 그가 악의에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관객들이 용서하고 이해할 만한 이유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그래서 윤제균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면, 나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조금씩 누그러뜨리게 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는 어쩔 없이 저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강대규 감독의 영화 "하모니" 윤제균 감독의 그런 점을 그대로 닮았다. 비록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인물들이나 이야기는 조금도 악함을 보이지 않는다. 합창단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것들은 그런 착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재소자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명확한 면제부를 부여한다. 주요 인물들이라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그들의 잘못보다는 주변의 잘못에 의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죄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각본과 제작을 윤제균 감독이 했고, 강대규 감독 또한 윤제균 감독 밑에서 조감독을 했던 분이기에, 하모니에 윤제균 감독의 색깔이 풍기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무대가 교소도인 만큼 갈등관계로 묘사되기 쉬운 재소자와 교도관의 관계에서도 인간미가 넘쳐난다고 있다.  장영남이 맞은 방과장이라는 인물이 교도관으로써 자기역할에 충실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악의로 재소자들을 대하지 않는다. 단지 철저하게 교도관이라는 자신의 직책에 충실할 뿐이다. 이다희가 연기하고 있는 공나영이라는 인물이 재소자들과 많은 교감을 하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오히려 이게 특이한 설정이지만, 너무나 착한 영화이기에 이런 설정이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녹아 드는 같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재소자와 교도관들의 동화가 깊어진다. 서로의 직책과 위치는 허물어지고, 서로가 인간적인 관계로 접근한다.

 

  영화는 어머니를 축으로 가족의 화해를 다룬 가족영화라고 있다. 김윤진, 나문희, 정수영, 강예원 주요 배우들이 내면이나 외면적으로 보여지는 갈등 깊이에는 전부 어머니라는 상징적 존재가 자리잡고 있다. 자신의 아이를 이상 교도소에서 키울 없어 입양을 보내야 하는 김윤진이나, 남편의 불륜에 눈이 멀어 살인을 했지만 자식들에게 어머니 노릇을 하지 못해 후회하는 나문희나, 딸을 밖에 두고 그리워하는 정수영이나, 의부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우발적 살인을 하고 그로 인해서 어머니와 서먹해진 강예원은 모두 어머니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어진다. 무대인사를 배우가 영화를 보고 어머니에게 전화하고 싶어질 거라고 이유가 바로 때문이다.

 

 어린 아들과 생이별하는 김윤진의 연기나 이야기도 가슴 아프지만, 특히 영화 속에서 영화 전체를 투영하는 어머니 상은 나문희가 보여준다. 대단한 배우답게, 나문희는 그 역할 정말 소화하고 있다. 슬퍼하는 김윤진을 보담아주는 어머니도 되었다가, 쉽사리 친어머니와 화해하지 못하는 강예원의 어머니도 되었다가, 합창단 단원 전체의 어머니도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교도소 전체에서 없어서는 되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래서 인지 뻔한 설정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마지막에 여운을 남긴다. 모든 배우들과 영화의 설정 그리고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어서 그런 한계를 넘어 감동을 남기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나문희라는 배우가 영화에 없었다면 그런 감동을 남기는 것은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쉽다면, 착한 영화를 표방했으면 끝까지 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아직 우리나라는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 않은데, 영화는 갑작스럽게 사형집행이라는 카드를 끄집어 낸다. 마지막 합창의 모습 그리고 가족과의 화해와 만남이라는 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감동을 전해줬는데, 살인집행에 대한 부분은 너무 감정의 과잉을 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감독과 각본가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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