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6일 목요일

지금 경제위기 상황에 알아야 할 것들. 책 "세계 머니버블의 붕괴가 시작됐다."를 읽고

 

 2007년에 시작된 이번 경제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은 2009 후반기부터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예상의 목소리는 하나 둘씩 줄어들더니, 2010 전반기에서 예상하던 것이 이제는 2010 후반기를 예상하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시장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각국의 정부조차도 경제 예상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정도로 지금의 상황은 불확실성이라는 시커먼 안개 속에 쌓여있다.

 

 인류의 발전사라는 것이 리스크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이룬 것이다. 인류는 수렵생활에서 농경생활로 전환한 것은 식량이라는 것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수렵이라는 방법이 식량확보라 것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인 반면에, 농경은 그런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줄임으로써 인류의 증가를 가져왔다. 인류는 점점 리스크에 대한 관리법을 찾아가면서 점점 진보해 왔다. 보험과 금융이라는 , 주식회사라는 것이 사업의 영역에서 리스크를 줄여줌으로써 인류는 이제는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의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우리를 눈뜬 장님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공포로 작용하고 있다.

 

 서브 프라임이라는 금융상품에 발생한 이번 위기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면서라고들 말을 하지만, 이면에는 부동산의 가격을 매기는 감정 평가사들과 서브 프라임 대출 업체가 결탁하면서 시작되었다. 감정평가사들이 주택에 대한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고, 대출 업체에서 수수료를 챙기면서 많은 부정이 발생했다고 한다. 거품이나 부실이 대출 업체와 대출자 사이에서만 그쳤다면 이번 사태는 그렇게 커지지 않았겠지만, 신용 파생 상품들이라고 불리는 CDO, CDS 등과 같은 상품들로 포장되어져 세계에 팔림으로써 이번 경제 위기는 전세계의 위기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사태는 우리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자산을 보호한다고 믿었던 금융과 보험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CDO, CDS 등과 같은 파생상품들이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탄생한 것들이다. 문제는 엄청난 연봉과 보너스를 받는 소위 엘리트들이 다양한 파생상품에 내재되어 있던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AAA or AA등급을 매겼던 파생 상품등에 매겨졌던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를 믿음으로써 정확한 파생상품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어떤 학자들은 신용평가기관들은 고도로 설계된 파생상품들을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할 능력이 없다라고 단언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들은 부동산 감정평가사와 대출업체의 관계처럼, 신용평가기관들이 피평가기관들과 고도로 사적 이해관계로 얽히면서 평가의 왜곡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최근에 대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투자자들에게 소송을 당했다는 기사를 보면 후자의 이야기에 신빙성이 간다.

 

 이런 불확실성과 이번 위기가 다른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 되어야 함에도 우리는 위기의 범위를 쉽게 종잡을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번 위기의 파도를 맞았던 아이슬란드를 시작해서 지금은 동유럽의 여러나라로 번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엄청난 수혜자이자 모범국가였던 아일랜드에서도 위기의 경고가 들려오고 있으며, 대처리즘이라고 불리었던 신자유주의의 발원지인 영국에서도 심상치 않은 경고음이 들려오고 있다. 창의적 혁신의 롤모델이라는 두바이에서도 위험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위기는 물질의 풍요속에 감추어져 있던 잠재적 부실들이 한꺼번에 파헤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이번 위기를 통해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전반적인 환경들에 대해서 한번 점검해봐야 시점이지 않을까? 그러면서 간과해서는 안돼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떠나서 전세계적 환경과 사실들을 같이 사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경제는 하나의 국가라는 시스템을 넘어서 모든 나라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책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 경제적 상황과 환경을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번 위기에 불을 붙인 투자은행 뿐만 아니라 많은 상업은행들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2008년도에 출판된 책은 최근에 미국의 상업은행에 대한 국유화 논란이 들려오는 것과 비교해서 본다면 저자의 이야기는 놀랍기만 하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붕괴가 됨은 물론이고, 이제 미국이 세계 경제를 견인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한다. 미국의 대안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을 말하고 있지만, 저자는 중국도 대안이 없다고 단언한다.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중국인 만큼, 중국의 사회시스템이 너무 불확실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요한 포인트다. 특히 권력자에 의해서 특정 도시의 경기까지 크게 좌우되는 상황과 투명하지 못한 시장상황 등은 물가상승과 임금인상으로 인해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조금씩 상실하는 상황이 되면서 중국은 몰락하거나 분열될 것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 중국의 숨통을 완전히 끊을 국가로 지목하는 것이 북한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 보다 손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핵문제와 미국과의 관계만 개선된다면, 북한이 세계의 공장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중국의 생산거점이 주변의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다면 저자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선점할 있는 우리나라 정부가 오히려 북한과 갈등하고 개성공단의 폐쇄를 운운하는 상황까지 만드는 것을 보면, 경제와 실용을 외치는 사람들이 맞는지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세계경제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몰락을 경고하고 있다. 푸틴시절, 시장과 신뢰를 깨버리고 석유와 천연가스 회사를 국유화하는 순간부터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비록 현재는 천연가스와 석유를 무기로 유럽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힘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까지 150달러를 넘는 고유가와 지구 온난화를 조금씩 경험하면서, 자원을 절약하고 대체에너지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러시아는 점차 힘을 잃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원가격의 하락한다면, 다른 산업기반이 좋지 않은 러시아는 심각한 경제 위기의 상황에 직면할 있다는 것이다. 원유가 하락과 이번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인해서 러시아도 경제 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외신을 보면 저자의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개인들은 어떤 환경에 점점 몰리게 되는 것일까? 대다수가 임금노동자일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앞으로 샐러리맨은 임금 상승을 거의 기대할 없다."라고 충격적인 말을 한다. 물론 말의 전제로 깔려 있는 것은 성과주의로 인해서 임금의 차별화가 심할 것이라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임금 상승은 모든 직원의 연봉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M&A 시장에 노출된 기업들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여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식의 경영권 방어에 많은 자금을 동원함으로써 노동자에게 돌아갈 몫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신규투자나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회사가 운용될 밖에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세계화라는 것이 국가라는 단위의 시장을 전세계라는 곳으로 확장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서 제조업들의 경쟁은 치열해졌고, 이윤은 떨어지면서, 돈과 투자자 그리고 기업들은 보다 많은 수익을 있는 금융이라는 분야로 이동하게 된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 투자해야 돈까지, 금융자본의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지출됨은 물론이고 경영권 방어에 소진하거나, 금융분야에 재투자하면서 많은 선진국의 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되었다. 국가의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금융시장의 붕괴로 인한 이번 위기의 충격은 강하게 작용함은 물론이고, 극복하는 과정에 가장 원동력인 제조업 기반을 상실함으로써 이번 고통은 밖에 상황에 우리는 직면한 것이다.

 

 결국에 상황은 우리가 임금노동자로써 지위마저 이제는 장담할 없는 상황에서 미래에 빛이 되어 것은 무엇일까? 금을 사랑하는 저자는 이전 책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금을 찬양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 것이다. 금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 투자처로써가 좋냐 나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의 가치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다양한 판단을 위한 길을 제시해 준다.

세계 머니버블의 붕괴가 시작됐다 - 8점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원앤원북스

2009년 2월 25일 수요일

영화 "구세주 2"를 보고.

 



 원래부터 영화에는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기에, 그저 실컷 웃게만 해준다면 만족이라는 생각으로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최성국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많은 기대를 걸면서…… 만약 상대배우가 코믹 연기 쪽에서 이미지를 쌓아온 배우였다면 "최성국+상대배우"라는 기대치를 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영은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나 포지션은 아직은 명확하지 않은 위치라고 생각하기에. 결국 영화는 최성국이라는 배우가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고, 주변의 조연들이 뒤를 받쳐주는 형식의 형태가 밖에 없었다. 영화관 입구에서 영화 팜플렛은 역시나 이런 영화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인지, 아니면 막강한 코메디 영화라는 것을 나열하려는 것인지 다수의 카메오 출연진에 대한 소개가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영화의 상영이 시작되고, 영화를 보면서 중간중간 웃기도 하면서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어쩔 없이 떠오르는 것이 구세주 1편이다. 아무리 생각 없이, 그저 웃으러 갔다고는 하지만, "2"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어쩔 없이 전작과 비교되는 것을 나로써는 막을 수가 없다. 세세한 비교는 나의 저주받은 기억력 때문에 수는 없지만. "구세주" 1편도 당시는 아무런 생각 없이 영화였는데, 보면서도 " 나름 만들어진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정도로 인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와 이야기의 짜임새는 괜찮았다는 기억이 나는데, 글 2편은……

 

 최성국 외에도 영화를 받쳐줘야 안문숙, 조상기, 김현기와 같이 나름 웃기는 출연진들이 포진하고는 있지만, 나머지 배우는 영화의 이야기 속에 완전히 녹아나지 못하고 있다. 개그 콘서트가  달인, 황현희 pd 소비자 고발, 봉숭아 학당 등과 같이 여러 코너의 집합체인 처럼, 안문숙, 조상기, 김현기가 출연하는 부분은 영화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와 상관없는 영화 속의 다른 코너처럼 이질감이 크다. 영화 속에서 어떻게든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려는 감독의 노력이 가상하기는 하나, 너무 비약적이면서도 약한 연결고리들은 웃음만 짓게 만든다. 그냥 관객들을 웃기게 했다는 것에만 방점을 찍고, 문제삼지 않을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물론 감독의 이런 선택을 무조건 비난할 수도 없는 것이, 영화의 이야기가 너무 약하다. 영화 시작부분에서 영화 이야기의 핵심적인 줄기와 결말을 숨기려고 나름 장치를 했지만,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영화의 흐름과 결말을 쉽게 알아챌 있을 정도다. 그것이 영화의 재미를 한번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영화로의 몰입을 저해한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이 선택할 있는 영화적 장치라는 것이 조연들을 통한 보강과 카메오의 활용이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영화는 영화가 가져야 이야기 구조는 미약하고, 배우들과 영화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있지 못하다. 영화가 전달해야 이야기를 구연하는데 실패했다. 영화 이야기 속에서 관객을 웃기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 속에서 그저 관객을 웃기는 개그 콘서트에 충실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영화의 이야기를 포기하고 그냥 웃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만족스러울 수는 있으나, 영화가 가진 이야기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김현기의 코믹연기에 ★하나, 직접 영화에 출연하신 감독님의 수고에 하나. 합해서 ★★( ) 힘들다.




2009년 2월 22일 일요일

미국발 경제 위기의 처방전 같은 책 "위기 그리고 그 이후"를 읽고..

 

 
최근에 동유럽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조금만 참으면 조금만 견디면 힘겨운 경기침체의 상황을 벗어날 있다고 윗분들은 말을 하지만, 뒤에 들려오는 사실에 근거한 소식들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 뿐이다.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경기회복의 시점은 점점 뒤로 미뤄질 뿐이고, 바닥을 쉽게 없는 상황에서 외국 정부들은 경제전망 예측을 포기하고 발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말로 예상했던 경기반등의 시점은 내년을 기약할 뿐이고, 이번 위기와 전혀 상관없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만을 열심히 하던 서민들은 하루하루의 삶이 힘겹기만 하다. 우리들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만드는 구호 뿐이다.

 

 위기가 기회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던가?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은 위기가 오기 전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다졌던 사람들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야 비로서 기회를 찾으려 하는 사람에게 위기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일 뿐이다. 물론 중에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로, 자신의 실수와 잘못 그리고 풍요 속에 만들어진 모든 타성들을 하나 하나 바로 잡아가는 사람들은 이번 위기가 기회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과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을까? IMF 이후에 급속하게 진행된 사회 양극화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은 현실의 , 지금 하루하루가 힘겨운데. 미래를 위한 준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준비는 엄두조차 내기 힘든 현실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의 무게를 짓누른다. 그렇다고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이번 위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병의 원인을 찾아서, 거기에 맞는 치료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법을 찾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급작스런 다른 병들이 계속해서 드러나다 보니, 어느 순간엔가 우리는 근본 원인을 잊어버린다. 그저 새로운 병에 대한 응급처치에 집중해서, 치료보다는 이상 악화되지 않기에 급급하다. 이번 경제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처 방법도 응급처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저 "희망"이라는 막연한 영양제에 의존해서 모든 병이 치료되기를 바랄 뿐이다.

 

 자크 아탈리의 "위기 그리고 이후" 응급처치와 영양제에만 의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좋은 처방전이다. 병의 근본 원인과 과정에 대한 분석은 하루 하루 뉴스로 접했던 단편 조각 같은 사실들을 하나 하나 퍼즐을 맞추어 완성시켜준다. 완성된 퍼즐이 정확하다 그렇지 않다는 결론은 지금 쉽게 내릴 수는 없겠지만, 완성된 퍼즐은 이번 위기의 문제를 넓은 시선으로 있게 해준다.

 

 자크 아탈리는 달러를 국제통화로 하는 "브레턴우즈 시스템" 금융시장의 자유, 국가 역할의 축소, 노동 유연성의 확보를 골자로 하는 "워싱턴 합의" 바탕이 금융자본와 탐욕이 이번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세계최대의 소비국인 미국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다. "부의 분배를 문제 삼지 않으면서 미국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 수요를 창출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산층이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빚이라는 것이 "신용카드와 모기지론" 같은 것이다.

 

 미국의 모순이 미국만의 것일까? 찬찬히 되돌아보면 우리도 미국의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IMF 후에 우리의 경제구조는 부를 재분배하는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다. IMF 위기 당시에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위기에 노출되었기에 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문제 의식보다는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앞섰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 부의 분배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 그런 상황에서 IMF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것이 내수의 부양이었고,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택한 것이 빚을 얻어서 소비를 늘리는 것이었다. 결과가 김대중 정부의 말기의 "카드사태"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에 잠재적인 버블의 붕괴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것이 미국과 우리나라의 모순이 아니라, 모든 선진국가에서도 비슷한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채택된 것이 "금융 산업"이다. 하지만 금융산업은 "정보선점자"(공평하지 않은 정보를 획득한 특혜 수혜자)들이 엄청난 이익을 챙기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한 금융관련 기관의 CEO들과 종사자들의 행태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자크 아탈리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는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체제의 구축을 요구한다. 방임적인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체제게 아니라 "강력하고 깐깐한 지배구조" 정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미 지금의 상황은 하나 하나의 국가가 통제하고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세계 패권경쟁 속에서 이것이 이루어 질지는 의문이다. 1920년대 세계대공황의 골을 깊게 만든 것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였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는 이번 위기극복을 힘들게 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의 "buy 아메리카"같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을 만들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문제는 자크 아틸리는 이번 위기 이후에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교통수단과 통신수단의 발전, 그리고 금융과 무역의 글로벌화는 현재의 경제시스템과 금융시스템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복잡해진 체제 안에서는 발생하는 문제의 파급효과는 쉽게 예측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자크 아탈리는 이번 사태로 가지 진리를 말한다. "1. 행동의 자유를 부여 받은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자손들에게 손해가 되는 일도 있다. 2. 각자가 타인의 이익을 고려할 , 비로소 인류는 살아남을 있다. 3. 노동은 형태로 막론하고, 특히 남을 위한 노동일수록, 부를 획득할 있는 유일한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받을 있다. 4.시간만이 유일한 희귀 재화이며,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가용 시간을 연장시켜주고, 충만함을 더해주는 사람은 특별히 높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이것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것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 있는 기회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뼈저리게 이것을 체험하고 알게 될까?


위기 그리고 그 이후 - 10점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이종한 감수/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