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4일 수요일

마이클 잭슨이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 영화 "디스 이즈 잇"을 보고

 마이클 잭슨을 처음 알게 것은 중학교 때였다. 친구들이 언제부터인가 마이클 잭슨의 Dangers앨범 카세트 테잎을 학교에 들고 와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 당시 팝음악에 관심이 없었기에 마이클 잭슨이 누구인 줄만 정도였는데, 앨범을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용돈을 모아서 앨범을 구입하고 팝이라는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알게 되면서 마이클 잭슨의 이전 앨범도 하나 둘씩 사고 듣게 되었다. 조금씩 다른 팝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팝을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시절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20위를 정도로 빠졌었다. 그렇게 마이클 잭슨은 나에게 팝음악에 대해서 가르쳐 사람이었다.

 

 지금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 그런지, 팝도 거의 듣지 않고 가요도 그냥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만 듣는다. 그래도 마이클 잭슨이 컴백 콘서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 가슴 떨리는 두근거림이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지금 마이클 잭슨의 열열한 팬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를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학창시절의 추억과 함께 했던, 그를 기억할 뿐이다.

 

 그런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열열한 팬이 아닌 나에게도 생각보다 크게 여운을 남겼다. 죽음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가 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를 다시 생각할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의 진정성을 이해했고, 재평가 받지 않았던가?( 노망난 노인네들도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죽은 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과는 뒤로 남겨두고 공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만들어 낸다.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그가 2000년대에 보여준 실망스러운 행적들을 완전히 뒤로 밀어내고, 그가 만들어낸 업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그의 앨범들을 찾아서 다시 듣게 만들었고, 다시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어쩌면 영화도 그가 살아서 개봉을 했다면, 이렇게 주목 받지는 못했을지 모른다.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긍정적인 평가가 대립하기는 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영향력이 가지지 못한 마이클 잭슨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극장용이 아닌 원래의 목적대로 마이클 잭슨의 소장용이나 DVD용으로 남았을 작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그의 죽음이 만들어낸 그에 대한 재평가와 추억들이 영화를 봐야 영화 하나로 만들어 버렸다. 그를 마지막으로 추억할 있는, 그가 팬이나 팬이었던 사람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로.

 

 공연장의 스피커에서 울리는 사운드에 비교 수는 없겠지만, 극장의 스피커에서 울리는 사운드, 특히 극장의 의자를 타고 전해지는 베이스 사운드는 심장에 울리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어폰이나 작은 스피커를 통해서 들었던 그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현장감이랄까? 리허설을 하면서 부른 노래이기는 했어도 음반과도 차이가 나지 않는 마이클 잭슨의 가창력과 함께 전율을 일으키게 만든다. 그가 팝의 황제였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만든다. 리허설의 현장 객석에 앉아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솟아 오름과 동시에 그가 없다는 것이 슬픔으로 다가온다. 무대 아래에서 마이클 잭슨의 리허설을 보면서 박수를 치는 스텝들이 그렇게 부러운지.

 

 단순히 영화는 리허설 장면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최종 리허설과 콘서트 준비과정을 교차시켜가면서 보여준다. 영화 dvd 부가 영상으로 포함된 making film처럼. 그래서 단순히 음악만을 위한 콘서트가 아니라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보며 즐길 있는 하나의 종합 예술로서 제작과정을 보는 즐거움도 추가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거기에 마이클 잭슨과 스텝들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보여주는 열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영화는 편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놓치면 아까운 영화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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