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3일 토요일

한국식 자본주의......

 

 한국사람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금융위기 앞에서 휘청거린다. 정부의 규제와 관섭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이 씨앗을 뿌렸던 신자유주의가 인간의 탐욕 앞에서 무릎을 꿇고만 것이다.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상호작용을 이루면서 같이 발전해야 하는 시장경제시스템이 불균형을 이루면서, 금융경제가 실물경제를 압도하는 상황이 도래하는데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에 금융으로 인한 경제성장은 그만큼의 거품이 쌓인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 GM, 포드가 위기에 봉착한 이유도 실물경제부분, 자신들의 주업인 제조업에 기업핵심 역량을 집중하지 않고, 이익률이 높은 자동차금융분야에 치중해서 발생한 것이다. 다른 나라의 차량에 비해서 성능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거기에 얼마 전의 고유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연비가 좋지 않았던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더욱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원래 값싼 석유를 이용한 에너지 소비국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적 시장환경에서는 연비에 대한 고려가 필요 없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많은 제조업체들이 미국 본토를 떠나서 세계 각지로 옮겨감에 따라서 만큼의 일자리와 산업의 공백이 발생한다. 금융산업과 서비스업이 이를 대체하게 된다. 제조업기반자체가 완전히 붕괴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미국은 경상수지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한다. 여기에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더해지게 된다. 금융업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자본을 가진 사람들과 높은 지적 능력을 갖춘 소수의 사람에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업이 나가면서 발생한 일자리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자본이라는 것이 순식간에 국경을 넘어서 이동하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권이 약화되게 된다. 자본은 한나라의 권력을 넘어서 움직일 정도로 막대한 힘을 갖추게 되었다.

 

 이를 이용해서 조지 소로스는 영국의 파운드화를 공격해서 많은 이익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98년에 발생한 아시아의 외환위기도 이런 자본들의 공격 때문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대표되는 이런 자본이 결코 유익 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이런 국제적 자본을 통제하기 위한 논의가 일어났지만, 자본에 종속되어 버린 국가 권력들로 인해서 공허한 메아리만 된다. 실물경제는 쫓아오지 못하는데 금융경제는 많은 부를 축적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신자본주의로 인해 골디락스가 도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거품이 붕괴되기 잠깐의 환희였고, 위험의 징조였다. 결국에 금융으로 발생한 거풍은 순식간에 붕괴되기 시작했다. 거품으로 흥청망청 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파는 특정 국가를 넘어서 전세계로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 이론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몰렸다. 이를 두고 시장의 실패, 보이지 않는 손의 실패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대한 적절한 정부의 규제와 통제는 필요한 것이라고 사람들은 인식하고,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여전히 미국식 자본주의를 여전히 사모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없애달라고 외치고 있으며, 지금의 정권도 그들의 외침에 관대함를 넘어서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한국식 자본주의의 방향이 미국식 자본주의와 별차이가 없어 보인다. 시장의 자유, 보이지 않은 손에 시장을 맡기는 것까지는. 하지만, 한국의 자본주의자들의 맹점이 있다. 시장에서 실패에 대한 자기 책임을 철저하게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건설업계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책에만 목매고 있고 자구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잘못한 수요예측과 고분양가로 인해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함에도 많은 기업들은 분양가 인하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정부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볼 뿐이다.

 

 미국의 경우 시장의 질서를 위반하는자에 대해서 어떤 대가를 치루는지를 필요가 있다. 분식회계로 문제를 일으켰던 미국 기업 순위 10위권의 엔론은 파산시켜버렸을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는 24년형에 처해졌다. 같은 식으로 분식회계를 했던 대우와 김우중의 경우를 비교해봐라. 대우라는 재벌은 해체되었을 뿐이고, 김우중은 해외에 도피해서 살다가 나중에 들어와서 재판을 받았지만 받지 않았던가?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던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또한 어떤가? 대기업 총수가 징역형에 처해지면 기업이 어려워진다고 호들갑 떠는 기업집단들이나, 그런 논리에 매몰된 국민들과 재판소는 고작 집행유예를 형을 선고하기 마련이고, 기업을 너무나 사랑하신 역대 대통령들은 국가경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면을 남발하신다.

 

  뿐인가 매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기업의 담합사건을 보라. 기업의 담합으로 국민들의 피와 땀을 쪽쪽 빨아가는 집단들에게 내려지는 죄값이란 담합으로 인한 부당이득에 분의 일도 되는 새발의 만큼의 과징금만 부과할 뿐이다. 미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담합을 했던 삼성의 경우 3억달러의 과징금에 임원까지 구속되어 징역형을 살았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본주의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는 냉혹한 죄값을 묻는다. 하지만 한국의 자본주의는 돈이면 죄가 약해질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사면 또는 무죄가 되는 곳이다.

 

 미국 자본주의와 비교해서 한국의 자본주의를 본다면 철저하게 2~3% 최상층 집단의 이익실현에 맞춰져 있다. 행정, 입법, 그리고 사법까지 철저하게 그들의 손에서 움직이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거기에 언론까지 더해져서 국민들을 그들의 논리로 세뇌시켜 버린다. 어떤 기업이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고 협박을 하면, 순진한 국민들은 그대로 믿어버린다. 결국에 한국의 자본주의는 보이지 않는 ,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힘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본주의의 힘이 행정,입법,사법과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었다면 나중에는 모든 것을 자본 아래 종식시키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공급자 위주의 착취의 장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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