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0일 수요일

부활하는 군가산점을 보고.......


 

 군가산점에 대한 법안이 소속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사회에 군가산점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다. 근대 다녀온 많은 남성들은 군가산점의 부활을 찬성하고, 여성계가 반발하면서 다시 남녀의 대립 문제로 비하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에 대한 뿌리 깊은 논쟁에서부터 시작해서 출산문제에 이르기까지 가산점문제를 벗어나 포괄적인 남녀 대립구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논쟁의 반복이랄까? 잘못된 역사의식과 인권의식을 가진 집단들이 무뇌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다시 돌아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다시 글에서 군가산점에 대한 반대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서 논하고 싶다.

 

 그들 대부분,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남성들의 대부분은 군가산점이라는 것이 아무런 효용도 없는 허울뿐인 제도라고 생각하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차별이라는 인식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남성들만 군복무를 한다는 또한 차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여성들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재생산하면서 이성적 사고를 완전히 방해 버렸다. 군가산점이 없어도 되는 제도임을 인식하면서도 가산점에 반대하는 여성단체나 여성들이 꼴보기 싫어서 군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단체가 이미 제시한 다른 대안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무시해버린다. 그러면서 여성단체는 대안은 내놓고 뭐하냐고 다그친다. 그런 논쟁가운데서 여성단체가 내놓았던 대안에 대해서 누군가가 설명하면 다른 꼬투리를 잡아서 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기본적인 적대의식을 바탕으로 상대의 의견에 대해서 전혀 마음을 열지 않은 상태가 됨으로써 문제는 점점 남녀의 성대결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가장 본질은 남성우월주의 사회가 붕괴하고 점점 평등사회로 가면서, 많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마저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자기가 가진 10에서 하나가 누군가에게 빼앗겼다는 인식은 하나를 얻었다는 인식보다 커다란 반감과 상실감을 만들어내는데 상실감이 지금은 분노로 표출되는 단계가 아닐까? 문제는 이런 분노가 사회현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야 남성을 능가하는 알파 걸들이 등장하면서 남성들이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알파 걸들의 숫자는 적은 편이다. 실제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남녀차별적인 세상에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어도 시행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가진 이들은 그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이득이 많이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분노한 이들의 생각은 법과 제도의 완성과 이행의 문제를 완전히 따로 때서 생각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있다는 것으로 여성들이 많은 것을 획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현실의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허울 뿐인 법과 제도만 인식하면서 현실과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들이 많은 남성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집단이 형성되고 집단은 그런 인식을 계속 공유함으로써 외부의 다른 논리나 인식에 대해서는 철의 장막을 쳐버렸다. 결국에 자신들의 내부논리와 인식에 안주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보다는 자신들의 논리와 인식에 치중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라는 집단과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다른 것은 공무원들의 내부논리에 함몰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의회 속의 정치가 국민들과 완전히 동떨어져서 자신들만의 닭싸움이 되는 또한 이런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되면서 나오는 것이다. 결국에 문제는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이들이 집단적인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되면서 이성을 상실한 광기의 상태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 사람은 혼자 있을 분별력 있고 이성적이다. 그러나 군중 속에 있으면 멍청이가 된다."라는 실러의 말처럼,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집단을 떠나서 자신을 성찰해보기를 기대한다. 이성이 아니라 분노로 문제를 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말이다.

 

 ps> 내부논리와 인식은 여성계는 없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군가산점의 문제는 여성계뿐만 아니라 장애인 진영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남성들보다야 폭넓은 의견과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심리학적 차이를 기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남성은 결과와 위계질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서 집단의식이 강한 반면, 여성은 평등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나 주장에 공감하는 능력이 남성보다는 뛰어나다. 이렇게 본다면 누가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될 가능성이 높을까?

댓글 10개:

  1. 잘 읽고 갑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 확실히 그런 면이 없잖아 있는 것도 같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마음 같아선 사회전반에 적용되는 쓸모있는 가산점을 받고 싶지만, 지금 가산점제도 반대하고 없애려고 하는 판에 과연 여성들이 어떻게 할까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목숨걸고 반대하지 않을까요?



    보상은 받고 싶다.. 그러나 주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나마 현가산점제는 먹을 가망이라도 있기 때문에 이걸로 대충 만족하려는 거지 결코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가산점을 원하는 건 아닌거지요.



    그리고, 쓸모없는 걸로 따지면 여성쪽에서 내놓은 대안이 더 쓸모가 없지요.왜냐하면 가산점제의 취지는 '조직에 부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복무자를 더 끌어오자는 거고, 이건 구직자의 목적과도 일치하죠.



    그런데, 여성쪽의 대안은 구직자체가 아니라 구직 후의 플러스 적인 요소를 내세우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미복무자인 경우 구직에서 열세에 놓이지 않기 위해 내놓은 대안이겠지만, 구직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안이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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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군가산점에 대한 'KBS 시사토론' 을 보고..
    작년에 네이버 블로그 에 써놨던 걸 퍼왔다. 내 생각을 말하라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명 '전거성'의 전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늦었지만, kbs의 시사토론 장 문턱을 두드렸다. 방송 시간은 1시간 38분 짜리로 꽤나 길었는데, 실제 토론과정을 지켜 보니 꽤나 재밌고 몰입도가 높아서 그런지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각종 매체와 지식검색을 통해서 봤을 때는 전원책씨의 독무대 인 것처럼 여겨 졌었으나, 실제로 보니 그렇지는 않았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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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크라바트 - 2009/04/02 10:17
    이 문제는 크게 봐야 합니다. 사회 전체를요. 우선 여성들이 왜 공무원에 많이 몰리는지를 봐야겠죠. 물론 요즘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만. 공무원 사회를 제외하고 여성들에 차별이 여전히 많습니다.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여성들이고, 구조조정 대상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공무원에 많이 몰리고, 그 결과가 여성들의 높은 합격률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을 보지 않고 여성들의 합격률이 높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시기 2년이라는 시간이 여성들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현실적으로 2년간의 공백이 공정한 경쟁에 어느 정도 방해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합격율의 차이를 벌이는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남성들은 그걸 가산점으로 보완하려는거죠.



    현실적인 사회문제, 즉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 것에 대한 개선에 힘쓰지 않고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여성계의 반발은 당연한겁니다.



    기본적으로 남성들이 차별받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출발해서 군가산점이라는 것은 사실 받는 사람도 아주 소수라는 것까지 더 한다면, 결국에 반여성적 시각이 들어간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더 아이러니 한 것은 군복무보상에 현실적인 주장은 우리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여성계에서 나서서 대안을 마련하고 보상에 대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지요. 오히려 우리 남성들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고 오히려 여성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상황인겁니다.



    군에 갖다온 사람이 조직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함부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우리나라의 회사와 사회조직들이 대부분 아직도 군조직문화를 못 버리고 있기 때문이지, 그것이 결코 올바른 것은 아니죠. 수평적이고 평등한 조직이 각광받는 세계적 흐름과도 배치는 인재상이구요.



    국민연금이라는 것은 결국에 기업에 취직을 하지 못하더라도 개인 사업을 하는 재대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갑니다. 국민연금은 경제적 활동을 하는 국민모두가 가입해야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보편적인 것이죠.



    구직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하는 님의 생각이 지금의 경제상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만, 긴 안목에서 본다면 여성계의 대안이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혜택이 보편적이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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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rackback from: 변도윤 여성부 장관 "軍가산점제 명백한 위헌"
    변도윤 여성부 장관은 6일 정치권이 도입을 추진 중인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 “여성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제도로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변 장관은 이날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리더십교육재조명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일부에서 군 가산점을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여성부는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 복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사회참여를 막지 않는 범위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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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은빛연어 - 2009/04/02 19:45
    확실히 님의 말씀대로 현재 사회가 남성들의 진출에 비해 여성들이 차별받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여성이라서 차별하는 것이 아닌 실력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근세 이후 현 사회의 시스템 구조가 대부분 남성인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은 굳이 남성들이 잘하는 분야에 진출해서 남성들과 대우를 따져보기 때문에 차별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님께서 과거의 기간산업을 운영하던 사장이라고 가정하시고 생각해 보시면 아마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선 점점 서비스업 같은 3차산업이 각광을 받고 여러 다양한 직종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와는 달리 여성들의 진출도 활발해 지고 있는 건 힘보다는 기술, 육체보다는 정신력을 더 중요시하는 일이 갈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며, 이는 여성들이 굳이 남성들이 잘하는 분야에 진출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필요가 없고, 남성보다 여성이 더 잘하는 분야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이렇게 여성의 진출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니 현재의 상태를 마냥 비관할 일만도 아니며, 오히려 어떤분야에서는 여성의 역량이 더욱 뛰어난 곳도 있지요.



    두번째, 설사 현실이 님 말처럼 차별을 받는다고 쳐도 그렇다고 해서 그 해답을 엉뚱하게 군가산점을 끌어와서 메울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군가산점이란 말그대로 잃어버린 2년의 시간에 대한 피해보상입니다.

    만약 남성들의 2년을 끌어와서 메우게 되면 그 남성들의 2년은 또 무엇으로 메우실 건가요?

    결국 카드 돌려막기 식밖에 안됩니다.

    여성들의 진출과 남성들의 2년은 엄연히 따로 놓고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님께선 여성들의 높은 합격률에 남성들이 차별을 당한다고 인식한다 말씀하셨지만, 잘못알고 계신 듯합니다.

    남성들은 님이 말한 합격률따위의 차별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2년을 왜 보상해 주지 않느냐에 대한 상실감을 문제삼는 것입니다.



    세번째 군에 갔다온 사람이 조직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건 함부로 단정짓는 것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한 결론입니다.



    군조직도 일단은 조직입니다.

    그것도 가장 최악을 산정한 조직이죠.

    이 조직에서 2년을 버틴 사람은 개인플레이보다는 조직적인 협동과 개인성향의 절제 및 연대책임에 대해서 항상 자신의 감성과 나란히 놓고 저울질 하게 됩니다.

    그리고, 2년동안의 군복무는 하고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 조직에선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죠.

    이건 그 사람의 인성이나 능력과는 별도로 얻어지는 사고방식이고, 군대 다녀온 사람은 이런 점이 특히 남달라지고, 유사시 훨씬 빠르게 적응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군가산점은 남녀차별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군가산점은 바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자신의 시간을 희생한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부여되는 피해보상입니다.

    때문에 여성이라고 해서 군가산점을 못받는 게 아닙니다. 여성도 군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군가산점이 마치 남녀 차별처럼 여겨진다면 이는 무엇때문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 것이 모든 남녀차별 인식의 근본문제와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긴 안목으로 본다면 여성계의 대안이 더 현실적일 뿐 아니라 헤택이 보편적이라는 님의 말도 맞습니다.

    대신 그 대안과 헤택을 구함에 있어 남성들을 죽이고 얻기 보다는 여성만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진정 여성이 잘하는 분야로 진출함으로써 당당하게 얻어가시는 쪽이 진정한 양성평등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되어 답글 달고, 트랙백이라는 것도 한번 걸어봅니다.



    첫번째 댓글과 첫번째 트랙백, 두번째와 두번째로 이어집니다. 모쪼록 열린 마음에서 한번 보아주시길 바라며, 변변찮은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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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크라바트 - 2009/04/02 10:17
    과거에 그랬다고 남성중심의 산업이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여성들이 차별받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겠죠. 과거의 경제발전에 남성들이 기여했다는 것은 사실이기도 하지만, 또 아니기도 하죠. 영국의 산업화 초기에는 여성들과 아이들이 잠자는 것 외에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과로로 죽어갔습니다. 그래서 여성과 아동을 그런 노동으로 보호하는 법률이 발생하였고 노동운동이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그것을 우리나라 상황에 가져다 본다면, 산업 발전에 공은 남성들이 다 차지했지만, 실제로는 여성들이 더 큰 기여를 했다고 볼수있습니다. 여공들은 오빠, 남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밤낮으로 공장에서 일했죠.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사상을 중심으로 한 시대적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교육받은 남성들이 나중에 경공업이 아니라 중공업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기여를 했을 뿐입니다. 결국에는 경제발전의 가장 원초적인 기반은 여성들이 닦아 놓은 겁니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피와 눈물 위에서 모든 공을 다 가져갔을 뿐이죠. 여기에 사족을 붙이자면 여성들의 피와 눈물이 한국 노동운동의 기반이자 시초였습니다. 문제는 그런 여성들의 공을 무시하고 남성들의 힘으로 경제가 발전했다고 착각하는거죠.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며 피와 눈물로 경제발전에 공헌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중심의 사회가 그것을 완전히 무시해버린겁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고 능력이라는 관점으로 봐서는 안되는겁니다.



    님의 지적대로 3차 서비스 산업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있죠. 여성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도 많고, 뛰어난 분야도 많습니다. 그런 생각에서 공무원이 여성의 강점분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물론 공무원의 업무에 따라서 남성이 강점인 분야가 있습니다. 경찰이라던지 소방이라던지 하는 분야 말입니다. 공무원이이야 말로 여성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서비스 분야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사회복지분야의 수요는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고 이 분야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강점을 가진 분야니까요.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취업율을 한번 살펴보세요. 여전히 여성들의 취업율이 낮습니다. 물론 취집이라고 해서 취업보다는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만, 이걸보고 닭이 먼저나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도 있을 수 있겠죠. 취업이 안되서 결혼을 하느냐 원래부터 결혼을 목적으로 하는냐 말이죠. 뿐만 아니라 매년 발표되는 남녀평등지수를 봐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불평등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모든 것을 여성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됩니다.



    기본적을 가산점이라는 것이 차별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병역문제를 가지고 남녀평등을 논할 수도 있겠지만, 병역이라는 것 자체가 남성중심의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지 여성들이 만든 것도 아닐 뿐더러, 그것을 여기까지 끌어들이면 문제가 너무 커지기에 논의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모병제 도입쪽에 의견을 피력합니다. 가산점이라는 것이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차별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기업의 고용비율에 장애인의무 고용 조항이 있기는 합니다만, 님이나 저가 기업주라고 생각하면, 의무감이나 사회적 책임감 없이는 장앤인의무 고용을 쉽게 하지 못할 겁니다. 일하고 싶은 장애인들이 공무원으로 몰리는 것도 그런 현상이 때문이기도 하구요.



    2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려면, 공무원 시험을 치는 일부에게만 가는 가산점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은 모순이죠. 극소수의 사람만이 받는 가산점이 과연 정당한 보상이 될 수 없는겁니다. 그리고 제가 여성들의 높은 합력률을 보고 남성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는 이유, 그 근저에 2년이라는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지 않았다면 나도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그 2년이라는 시간을 손해봤다고 생각하고 되고, 남성들만 2년이라는 시간 왜 손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이되는 것이죠. 결국에는 남성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구요. 만약 2년이라는 시간의 상실감 때문이라면 보다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더 맞는겁니다.



    실제적으로 현재 남성과 여성의 학력차이가 벌어지고 있죠. 남학생들은 남녀공학을 기피하고 있고, 남녀공학인 학교에서도 남녀분반을 통해서 서로 다른 내신을 메기는 방식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결국에 남자들의 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냉철하게 반성하지 않고, 군대라는 것에 원인을 돌려버립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조직이 전근대적인 군대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죠. 그래서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전세계는 이미 수평적이고 평등적인 조식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만 유독 군대조직문화를 유지하고 있죠. 그 바탕이 징병제를 바탕으로한 군영국가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도 그런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서 그런 조직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죠. 그래서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군대에서는 복종만을 선호할 뿐이고, 그 타성에 젖어서 맹목적인 복종을 잘하는 남성들이 환영받는 것이죠. 시간이 되시면 우석훈의 "조직의 재발견"을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군가산점 여성이 못받는 것 아니라는 것 맞습니다. 그런데 그 비율을 한번 보시죠. 남성과 여성의 비율을 말이죠. 그 비율이 현실 사회에는 차별로 작용 할 수 밖에 없는겁니다. 가산점은 공정한 출반선상에 서는 것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아주 제한적이죠. 그것이 또한 차별이라는 겁니다.



    여성이 잘하는 분야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평가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남성들이 강세인 분야에서 남성 못지 않게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도 존재하죠. 결국에는 이 문제는 남성이냐 여성이냐의 구분이 아니라 개인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로 접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잘하는 분야가 있는 것이고, 많은 남성들이 잘하는 분야게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여성의 분야, 남성의 분야라고 단정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유로 기회의 평등이라는 헌법이 보장하는 원칙을 깨뜨려서는 안됩니다.



    ps> 트랙백으로 읽은 글에 댓글을 다는 것보다, 총괄해서 여기에 댓글을 다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여기에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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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은빛연어 - 2009/04/03 19:08
    그렇군요..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트랙백의 제 글도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생각이 이처럼 확고하니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군요.ㅎㅎ

    하나하나 반론을 드리고 싶지만, 본래의 이야기에서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아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가장 근본이 되는 하나만 여쭤 보겠습니다.



    가산점 자체가 차별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그럼 만약 가산점이 없어진다면 공평해지는 것이 확실한가요?

    복무자가 국가에 반납한 시간만큼 미복무자의 시간도 똑같이 반납해야 한다면 그건 불평등이라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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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크라바트 - 2009/04/02 10:17
    가산점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현재 가산점이 아니라도 차별받는 여성들과 장애인들이 있는 상황인데도 거기에 가산점이라는 것이 더해지기 때문에 차별의 벽이 높아지기에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여성과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면 가산점불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거의 없을 겁니다. 그 상황이 아니니까 여성단체나 장애인 단체들이 반발하는거구요. 결국은 현재의 상황에서 가산점이 사라진다고해서 모든 불평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죠. 단지 하나의 차별장치가 사라지는 것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좀 넓게 관대하게 가지면 어떨까요? 군대가 아니라도 대학교 1~2년은 어떻게든 낭비하면서 보내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현실입니다.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대학생 1~2년은 방황의 시기죠. 입시라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대한 해방감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군대 2년 어떻게 보면 낭비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알아가는 시기이기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군대가야한다는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대학초년생을 그냥 낭비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기는 합니다만, 여성에 비해서 남성이 철이 늦게들기도 하죠.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군대 2년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기대 수명이 100살은 넘어 갈텐데... 젊은 시절의 2년에 대해서 너무 집착하지 않고, 인생을 배우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어떻게 군대 갖다오지 않은 사람의 2년에 대해서 정부가 개입할 것이며, 무슨 명분으로 개입할 수 있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평등이라는 생각도 안들구요. 그것은 그냥 관대하게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대학에 입학하는 사람과 같은 현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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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은빛연어 - 2009/04/03 22:31
    그렇군요..잘 알겠습니다.

    님께서 시간에 대해 가지고 계신 그 마인드 그대로 가산점에도 똑같이 적용해 보셨다면 이 보다 훨씬 다채로운 결론이 도출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역지사지는 이루어지지 않는 듯 하군요.



    아무튼 저도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게된 좋은 기회였던 것 같고요.

    꽤나 번거롭게 해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죄의 말씀드리며, 아울러 기분좋게 응대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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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크라바트 - 2009/04/02 10:17
    저는 가산점에 대해서 절대반대가 아니라 지금상황에선 반대라는 것입니다. 저도 예비역 병장이기는 합니다만, 이 문제는 남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문제가 여성이나 장애인들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관점을 넓힐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넓어진 관점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곳이 약자라는 것이구요. 인정 안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사회에서 여성과 장애인들은 여전히 약자라는 거죠.



    그리고 시간의 손해는 각자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만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겠지만, 20대의 젊은 나이에는 충분히 만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폭력배 생활을 하다가도 중학교에 입학해 지금은 대학생활까지 하시는 정재화라는 분도 계시고, 50대에 하버드 대학 박사학위를 받은 서진규라는 분도 계십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각자의 의식과 의지에 따라서 평가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건전한 토론은 저도 환영합니다. 결코 번거롭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 논리와 생각들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저에게도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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