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9일 수요일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읽고.....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 10점
박노자 지음/한겨레출판


 내가 박노자를 싫어했던 이유 :

 지금까지 박노자의 책을 3~4 읽었나 모르겠다. 처음 박노자의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이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의 글은 내가 기존에 받아왔던 통념과 상식이라고 여겨지는 지식마저도 거침없이 흔들어버린다. 머리 속에는 너무나 상식적인 것들이라서 다른 면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이의를 제기하는 그의 글은 반감마저 들기도 한다. 한국민이라면 상식으로 통하는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과감한 비판은 반감을 넘어서 그에게 적의마저 품게 한다. 너는 얼마나 깨끗하고 도덕적이기에 그런 절대적인 선의 잣대로 남을 평가하고 재단하냐 라고 반문도 해보기도 한다. 그의 글을 읽고 그에게 반감을 가지고 적의를 가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고 내가 그르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인지 흔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와 생각이 차이를 넘어서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마저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박노자가 싫었다.


 그래도 내가 박노자의 책을 읽는 이유:

 하지만 그의 책을 읽다 보면,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진보와 보수라는 가치를 넘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가 추구하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완벽한 인간이라는 느낌이 정도지만, 실제로 그가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 가져야 기본적인 인성이요 덕목이 아닐까? 물론 그의 사상적 뼈대가 되는 것은 그가 소련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소위 말하는 철저한 좌파학자이기는 하다. 하지만 사상적 차이를 떠나, 그의 글에 숨쉬고 있는 날카로운 논리와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은 그의 책을 계속 읽게 만든다.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과 가치를 물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 그의 글은 점점 나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계속 읽어 갈수록 그에 대한 반감이나 적의는 사라진다. 그의 생각에 동의를 하게 되고 아무런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게 된다. 하지만, 책이 점점 어려워지는 같은 생각이 든다. 초창기 책들은 우리 사회의 현상에 대해서 많이 저술해서 그런지 쉽게 이해가 가고 쉽게 읽혔는데,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역사책이라서 그런지 이해하는 것도 읽는 것도 조금은 힘들다.


 모르는 인물들도 많고 내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들도 많다. 어떤 역사적 인물의 다른 면도 알게 된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준 열사의 헤이그 자결은 거짓이라는 것은 얼마 전부터 알게 되었지만, 책을 통해서 그의 다른 이력도 알게 된다. 진실 논란이 있는 화랑세기를 두고라도 다른 역사적 사료를 가지고 말하는 화랑에 대한 이야기도 교과서와 다름을 알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야기들이 역사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역사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박노자가 지적하는 우리 역사 교육의 문제점은, 내가 역사에 대한 시각이 박노자와 다를 밖에 없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역사의 전반을 보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인물만을 교육받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물의 다양한 면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유물의 시대를 외우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이름을 중점적으로 외우지만,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과 인물의 전체를 아울러 평가하지 못한다. 이런 박노자의 평가 지적은 살인마 전두환의 팬클럽이 생기과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대립적인 이유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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