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0일 토요일

fun과 지루함 사이의 청춘들. 책 "연꽃도시"를 읽고.

 

 "한한"이란 중국 작가를 알게 것은 우연히 집어 들고 읽은 "삼중문"이라는 소설 때문이다. 신문이나 다른 정보 루트를 통해서 작가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중국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고르다 표지 날개 쪽에 나와있는 저자의 이력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읽었다. 중국에서 뜨고 있는 신세대 작가라나. 소설 한편으로 중국에서 대단한 부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아이콘으로써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작가로 비교해 보자면 "귀여니"정도 될까? 작가 모두 10 시절에 발표한 소설이 인기를 끌고 대중들의 환호를 받았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귀여니" "한한" 비교하면, 실제로는 먹을지도 모르겠다. 평론가들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는 "한한" 10 소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귀여니" 비교했으니. "귀여니" 작품은 소녀적 감수성과 판타지만을 충족시켜준다면,  "한한" "삼중문" 같은 경우는 중국의 교육시스템을 비판함을 물론이고, 학창시절 감수성 예민한 10대들의 고민과 생활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거기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책의 곳곳에 펼쳐 보이는 중국 고전 문구와 재기 넘치는 해석은 "한한"이라는 작가가 평범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있다. "삼중문" 그의 데뷔작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정제되지 못하고 투박한 문체들이 조금 눈에 띄는데, 속의 10 주인공의 방황과 고민들과 어우러져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삼중문" 작가의 10 시절 현실과 고민에 대해서 작품이라면, "연꽃도시" 20대의 현실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시나브로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흐름에 작가는 자기가 있는 시간 속의 현실을 작품을 그려내고 있는 같다. 어쩌면 당연한 거겠지만, 자기 자신이 속한 세대의 이야기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이 고민하고 이야기 있는 것이 세대의 당사자들이니까. 그래서 작품에 중국의 20대들은 작품에 공감해 열광하고, "한한"이라는 인물을 하나의 아이콘을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다.

 

 "연꽃도시" 중국 20대들의 무기력함과 방황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 풍겨지는 느낌이 참묘하다. 어딘 모르게 유쾌한 같으면서도 우울함이 동시에 풍긴다. 만약 책이 목적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들의 고뇌가 담겨있다면 어두운 책이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우울할지언정 무겁지 않게 자신 세대의 고민과 상황을 이야기한다. 풍요로운 세대답게 생존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고민하는 세대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행복이라는 말로 책에 나오는 청춘들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적합한 같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fun이요, 그들이 견디지 못하는 것은 지루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속에 일어나는 행위들은 인생의 커다란 목표가 아니라 fun위한 것들일 뿐이다.

 

  책은 조지 오웰이 "1984" 통해서 미래 사회가 감시와 통제의 "빅브라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구 민주사회가 춤추며 꿈길 속을 헤매다 스스로 망각 속으로 빠져들어 나란히 속박당하게 되리라고 확신했던 헉슬리가 생각한 사회를 보여준다. 정신이 황폐화되면서 즐거움에만 매몰된 인류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Fun에만 매몰하는 소설 속의 20대들은 바로 그런 존재들의 모습인 것이다. 정신의 황폐화, 즐거움의 추구. 모든 것은 결국에 지독한 물신주의와 탐욕이 결합해 만들어낸 정신의 황폐화 결과이자 과정인 것이다. 결과들이 이제 20대를 중심으로 아래로 동시에 확산되고 있으며, 한한은 그런 사회의 모습과 인간상을 "연꽃도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통해서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 지금의 현실을 통찰한 한한의 소설은 우울함과 재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것 또한 fun 추구하는 20대의 성향을 반영한 작가의 뛰어난 계산된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책은 우울함과 재미에 빠져 희망은 없는가? 개인적으로 책은 그렇게 희망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소설에 마지막까지 주요인물들은 그렇게 변화를 일으키거나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전반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그들이 쉽게 성찰하거나 변할 요소가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한은 인간의 생존본능이 어떤 것인가를 마지막에 보여준다. 목적이 없어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도 살기 위해서 행동에 나서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어쩌면 그게 인간에게 가장 희망적인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연꽃도시 - 8점
한한 지음, 박명애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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