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목요일

"웃기기만 하면 만족"이상의 영화. 영화 "육혈포 강도단"을 보고

 

 솔직히 말해서 시사회가 아니면 생각이 없었던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명의 배우 나문희, 김수미, 김혜옥 모두 연기 잘하는 배우들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연기자들이기는 하지만, 극장에서 돈을 주고 찾아서 볼만큼 애정지수도 높지 않다. 그렇다고 영화의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아니면 영화가 가지는 소재나 시놉시스가 그렇게 매력적이라면 모르겠지만, 호감이나 관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보통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같은 경우는 예고편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개봉 주에 본전을 뽑도록 관객들을 낚시질 하는데, 영화의 예고편 또한 낚시 예고편이 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작품이다. 같이 극장에서 영화의 예고편을 봤던 친구는 "솔직히 이런 영화 만드는지 모르겠다."라고 했을 "투자자나 제작자들도 수익이 난다고 생각했기에 만들게 아닐까?"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친구의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만큼 기대치가 없었기에, 같이 영화를 보러 친구와 나는 그냥 재미있게 "웃기기만 하면 만족"한다는 영화에 대한 조그만 기대치를 설정하고 관람을 하게 되었다.

 

 "웃기기만 하면 만족"이라는 원래부터 낮았던 기대치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는 예상 외로 괜찮은 느낌을 남겨준다. 보통 이런 영화들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같은 영화들을 보면 배우들의 코믹연기에만 의존해 웃기기에 급급하고, 나중에는 억지 감동을 만들어내는 흔해 빠진 공식을 많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영화 전체의 짜임새나 이야기의 완성도는 상당히 떨어지고 그냥 재미 있다는 생각만 남기게 마련이다.

 

  영화도 배우들의 코믹스러운 연기, 특히 김수미의 말빨에 많이 의존해서 영화를 재미있게 이끌어간다. 거기에 아주 여성스럽고 공주 같은 캐릭터를 구축한 김혜옥의 연기까지 해지면서 코믹적 요소를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나문희가 중심을 잡아 주고 있어서, 영화의 핵심인 이야기라는 끈을 끈질기게 놓지 않고 있다. 배우들의 코믹적 연기로만 매몰될 있는 영화를 명의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야기까지 균형있게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감독은 부패형사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코믹으로만 흐를 있는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던 같은데, 오히려 캐릭터가 영화의 균형을 파괴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 같다. 할머니들이 강도단이 밖에 없는 주변환경을 아주 개연성 있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부패형사로 노렸던 효과들을 달성했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존재가 영화의 균형감을 유지하는데 오히려 좋지 않은 역할을 하는 같다.

 

 영화는 끝으로 가면서 감동이라는 코드로 흘러간다.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가지는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 감동코드가 아니라 공감이 가는 이유는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설정을 활용한 감독의 영리한 연출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이 영화는 평범한 코믹 영화라는 한계를 넘어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웃기기만 하면 만족" 이라는 조그만 기대치를 넘어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이야기가 조화를 이룬 만들어진 코믹영화를 만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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