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8일 일요일

가족에 속하지 못한 주변인들. 영화 "의형제"를 보고......

 

 영화 "의형제"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만 나올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북분단 상황 속에서 생겨난 간첩과 간첩의 활동을 저지하고 잡는 전직 국정원 직원이라는 서로 대립적인 존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기 때문입니다. 간첩과 국정원 직원이라는 인물들의 구도로 ,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지극히 적대적으로 대치중인 남북문제나 남남내부의 갈등처럼 정치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감독이나 제작사 측에서는 그런 정치적 의도를 비껴가기 위해서 상당히 애를 흔적이 묻어 납니다. 사실적 묘사를 위해서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의 흐름을 영화 속에 첨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사실성을 살리기 위한 도구로만 쓰인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영화는 남북관계 속에서 생겨난 인물과 사건들의 설정만 영리하게 이용할 뿐이고, 실제로는 우리 내부의 모순과 인간관계라는 관점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화 인물들에 대해서 다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강호가 연기한 이한규라는 인물의 전직과 강동원이 연기하고 있는 송지원이라는 인물의 전직이나 정체가 아니라 그들의 현재 상황과 내면을 관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적대적인 남북관계에서 탄생한 불행한 시대의 희생자들이나 피해자의 관점에서 벗어날 있고, 평범한 인간관계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있기 때문입니다. 이한규와 송지원 사이에서 형성되는 긴장감과 갈등이라는 것은 시대가 만들어낸 부산물일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있습니다.

 

 우선 이한규라는 인물을 살펴보면. 그는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책임감에 사회생활에 충실한 가장입니다. 그로 인해서 가정에는 소홀한 전형적인 한국적인 가장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출세욕과 금전욕까지 더해진 인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 성향까지 담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국의 대다수 가장들이 그렇듯 이한규라는 인물도 책임감은 강하고 가족도 사랑하지만, 사랑을 표현할 모르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에는 직장에서도 가족에서도 버림받습니다.

 

 이한규가 직장에서 버림받고 하는 일은 도망가버린 외국인 신부들을 찾아주는 일을 합니다. 자신의 가정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남의 가정을 강제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일을 선택하게되고 망설임 없이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이한규라는 인물은 진정한 가정의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만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유지하면 된다는 가부장적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있습니다. 이한규는 가족의 가치나 가정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외로움을 알고, 딸에 대한 그리움은 가슴으로 뼈저리게 느껴도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행동해야 될지 모릅니다.

 

 잔혹한 킬러이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송지원이라는 인물이 오히려 가정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북한에 존재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어떻게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송지원은 이한규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한규와 같이 동업을 하게 되면서도 조금은 과격하게 일을 처리하는 이한규에 비해서 송지원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외국인 신부들을 설득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송지원은 조금 다른 가치를 가진 인물입니다. 아주 인간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신념이나 정치적인 면에서는 수동적인 인물이라고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과 명령에서 일어나는 괴리에 크게 저항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밖에 없는 것이 그의 가족 때문이라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인성을 가진 사람이 가까워지는 이유 또한 가족 때문입니다.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가족과 떨어지게 이유도 다르고, 서로의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있는 것은 바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을 서로가 공유하고 있어서 입니다. 홀아비 처지는 과부가 안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감정이입 역지사지를 하면서 그들을 가로 막고 있는 벽을 허물어 버립니다. 영화 제목처럼 의형제에 가까운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외국인 신부에 대한 이야기와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우리가 앞으로 변해가는 사회적 흐름에 맞춰서 거대하고 포괄적인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있습니다. 이한규와 송지원이 전통적인 혈연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민족이라는 개념이고,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제는 이민자와 외국인 신부들 그리고 사이에 자녀들에 대한 포괄적인 모습을 하나의 영화에 담아서 보여줍니다. 강제로 이러해야 된다는 의견을 주입시키지 않고, 우리 사회에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결론은 씁쓸합니다. 외면적으로 보이는 엔딩은 해피엔딩이기는 합니다. 이한규는 자신의 가족들 품으로 가고, 송지원은 자신의 가족을 만나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그런 외연적인 모습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이한규는 비행기에 오르자 마자, 위스키를 주문해 술부터 마시려고 합니다. 그는 여전히 가족의 굴레 안에 속하지 못하고 여전히 주변만 맴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술을 통해서 외로움을 달래려고 하니까요.

 

 그렇다고 자신의 가족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송지원도 해피 엔딩이 아닙니다. 새터민들에게 불었던 영국이민 열풍을 감독은 송지원을 통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같은 동포라고 믿었던 남한 사람들에게서 중국인보다도 못한 차별을 받는 현실 때문에 새터민들은 영국이민이라는 환상이 불었고, 결국 실패가 끝났던 현상을 보여준 것입니다. 결국 겉으로는 핏줄을 가진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지만, 우리 내면에서는 일어나는 지독한 차별의식을 비꼬아서 보여준 것입니다. 송지원은 가족과 함께 있을지 모르지만, 가족이라는 국가나 민족이라는 이름의 것들에 속하지 못하는 주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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