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내 맘대로 뽑은, 내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프로야구 선수....

 가을에도 야구하자던 염원은 물거품이 되고 올해도 남의 잔치를 구경한다. 남의 잔치라서 그런지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별 관심이 없다. 그냥 다가올 올림픽 예선을 생각해서 올림픽팀의 핵심이 될 류현진선수의 등판간격과 투구수에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올림픽예선 팀 멤버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숨만 나온다. 과연 이 전력으로 대만과 일본을 넘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느린 것 같고, 올림픽팀의 핵심은 오래전부터 익숙한 이름들이 너무 많다. 지금은 한국대표팀의 주축이 되어야 했을 선수들이나 아니면 팀의 주축이 되어야 했을 선수들이 많은데 아직도 그러지 못하는 선수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문득 내 생각만큼 성장하지 못한 선수들을 손꼽아봤다.

 우선 내가 응원하는 팀 롯데를 보자면, 김주찬과 김수화가 먼저 손꼽힌다. 마해영과 트레이드를 하면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선수인 김주찬. 백인천 감독이 롯데로 부임해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완전히 망가진 선수가 되어 버렸다. 유격수라는 원래 포지션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외야와 1루수로 전업해 버리고 만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양상문감독이 부임하고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 이제사 자신의 기량을 피우려는 순간 병역비리 파동으로 인해 2년 여간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올해 군대를 제대하고 복귀해서 2할6푼1리라는 성적을 기록해서 군대 가기전해의 성적보다는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내년이 더 기대되게 만든다. 다만 투 스트라이크 이후의 타율을 높이고 도루갯수를 늘려서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으면 한다. 아직 데뷔때의 포텐셜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아직 성장가능성이 남아 있기에 앞으로 더 지켜 볼만한 선수다.

 김수화는 롯데 팬들 사이에서 신비 수화라고 불린다. 5억 3천만원이라는 엄청난 계약금으로 입단하면서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았지만 그 이후의 활약은 미미하다. 데뷔 해에는 어깨재활 때문에 한번도 선보이지도 못했고, 그 이후에도 변변한 활약은 없다. 단지 2006년 단 한번 자신의 프로 첫 승리를 완투로 장식하면서 그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 때, 그가 보여준 직구와 커브는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상당한 위력이였지만, 그 이후 제구력난조와 자신감 상실으로 인해 유망주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올해에는 1군에서 조차 그를 볼 수 없었다. 완투경기를 TV로 지켜보면서 그의 구위에 흠뻑 빠졌었는데, 지금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김수화를 보면 안타깝다. 차라리 군대를 빨리 갔다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든다.

 내가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기대했던 투수가 기아의 김진우다. 데뷔해에 150Km의 강속구와 뛰어난 커브로 12승을 올렸다. 신체적 하드웨어와 자질 모든 면에서 삼성의 배영수보다 더 빨리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구설수로 인해서 자신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도 못하고 데뷔해 성적이 커리어 하이가 되어버렸다. 급기야 올해 팀을 이탈해서 많은 팬들과 구단에 실망을 주고, 지금은 임의탈퇴선수가 되었다. 그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프로선수가 있어야 할 곳은 그라운드인데, 그곳에서 지금은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까운 선수다.

 신인 선수를 가장 잘키우는 팀이 두산이지만, 그 중에서 좀 아까운 선수가 있다. 바로 김명제다. 6억이라는 계약금으로 엄청난 스포라이트를 받았고, 데뷔하자마자 두산에서 선발한자리를 차지하면서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김명제도 데뷔해의 7승이 커리어 하이다. 직구 스피드와 변화구 구사능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보이는데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인 내 눈에는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정교하지 못한 제구력과 게임운영능력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 경험이 해결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터닝포인트가 빨리 생겼으면 바란다.

 LG에서 안타까운 선수를 꼽으라면 이성열을 꼽고 싶다. 2005년도에 9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거포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이후 그의 홈런은 줄어들었다. 포수라는 포지션으로 인해서 수비나 타력에서 조인성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비능력이 떨어짐으로 인해서 그의 포수로써의 자질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차라리 현대의 이택근 처럼 외야로 전향해서 자신의 타격을 살리는 것이 앞으로 더 성장가능성이 클것으로 생각되는 선수다. 2005년도 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가 가장부러워하는 팀인 SK에서 안타까운 선수를 꼽으려면 엄정욱이다. 지금은 부상으로 인해서 팀에서 임의탈퇴했지만, 내년에는 복귀가 기대되는 선수다. 국내 최고의 강속구투수중에 한명으로 손꼽는 그의 커리어 하이는 2004년 7승이다. 그해를 빼고는 잦은 부상으로 30이닝을 넘긴적이 없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선수로써의 몸관리나 마음가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카더라 통신이 정확한 것은 아니라 확신할 수 없다. 2004년을 빼고 매년 부상으로 30이닝을 넘긴적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시원한 강속구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는데 부상으로 오히려 퇴하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한화에서 뽑은 선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중에 한명인 김태균이다.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자신의 뒤를 이을 선수로 손꼽았던 김태균. 하지만 이승엽을 뒤를 잇지 못하는 것 같다. 홈런의 커리어 하이는 2003년 31개고 타율과 타점의 커리어 하이는 2004년이다. 2004년을 정점으로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 동기생인 이대호가 자신의 기량을 점점 만개하기 시작하며 한국의 대표타자로 우뚝섰는데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화의 대표타자로 자리매김해왔던 김태균은 조금씩 뒷걸음이다. 몇 년전부터 투수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홈런수가 줄어드는 등 투고타저현상이 프로야구를 지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체적인 타자수준이 조금씩 퇴화했거나 정체되어 있어 투수들이 더 돋보이는 경향이 큰 것 같다. 그 타자의 수준저화와 정체에 한목하고 있는 것이 김태균인 것 같다.

 삼성에서 뽑은 선수는 조동찬이다. 삼성타선의 세대교체 기수로 꼽히는 조동찬 2005년을 정점으로 그도 뒷걸음 중이다. 급기야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서 시즌 중반에 OUT되어 버렸다. 부상이야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 치더라도 부상당하기 이전까지 기록했던 조동찬의 성적은 실망 그 자체다. 본격적으로 팀의 주전을 차지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수비와 주루, 타격까지 고루 갖춘 선수로 생각되는데, 올해 그 무엇이 그의 발목을 잡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부상은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대. 그런데 인기없는 팀이고 해체위기의 팀이라서 그런지 중계방송도 없고해서 그렇게 주목해서 봤던 선수가 없다. 그래서 뽑을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방송을 보면서 선수를 평가하기 때문에 중계에서 외면 받는 현대는 내 관심에서도 멀어지게 만든다. 그래도 억지로 뽑자면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현대 팀을 꼽고 싶다. 현대그룹의 해체로 인해 몇 년동안 선수를 팔아가면서 팀을 운영해왔는데 아직도 새로운 주인을 찾지못한 것이 안타깝니다. 지금 STX그룹에서 인수한다는 이야기 잘되서 꼭 현대도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잃어버렸던 팬들을 다시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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