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1일 일요일

컨셉을 살리지 못한 책. 책 "경제학자 CEO, 현장에서 경영을 말하다."를 읽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세계와 학문적 세계는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서 현실을 연구하지만, 현실 속의 수많은 요소와 인식하기 어려운 복잡함으로 인해서 현상을 반복재연 가능한 학문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학문에서는 다양한 조건으로 현실을 제한한 다음, 현실에서 일어난 현상을 설명한다. 학문에서는 현실의 상황을 이상적인 상태로 바꾼 다음에 학문적 연구를 통해서 현실을 설명한다. 현실과 학문과의 괴리는 때문에 발생한다. 그로 인해 기업들은 매년 신입사원의 재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그리고 대학교육에 대한 불만을 많이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학자들을 센님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상적인 학문의 세계에서는 뛰어날지 모르나 현실세계에 자신의 전문지식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이 흥미를 끄는 것은 학자 출신이 현상에서 경험한 것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학문과 현실(현장) 동시에 체험한 풍부한 경험으로 그런 차이에 대한 이해를 넓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은 그런 기대를 완전히 배반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경영자로써 현장에 경험한 것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수준이다.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학자로써 경험은 단지 과거의 추억일 책의 내용에는 전혀 그런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경영자로써의 경험의 나열은 시종일관 딱딱하고 단편적이다. 풍부한 경험을 자세하게 스토리 텔링 형식으로 풀었더라면 가치 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GE 코리아의 회장이었던 이채욱씨가 썼던 "백만불짜리 열정"이라는 책이 유익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자서전인 "백만불짜리 열정" 경영서인 책은 비록 처음부터 컨셉이나 대상 독자가 완전히 다른 책이지만.

 

  제목에 나타난 저자의 이력을 컨셉으로 잡고, 충실히 컨셉을 실천했다면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공부했던 학문이 자신이 경험했던 현장에서는 어떤 것이 같고 어떤 것이 다르다는 식으로 책을 구성했었더라면 대상 독자의 폭도 상당히 넓었을 것이고 지루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책은 ceo 아니라면 쉽게 공감하기 힘든 내용들이다. 물론 미래의 ceo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참고할 만한 이야기들이기는 하지만, 경험의 단편적인 나열에 그친 책의 한계에 쉽게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책이 어려운 편도 아닌데, 몰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읽고 이후에도 머리 속에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 결국 책의 한계는 너무 명확하다.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거나 공유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유익한 , 그게 한계다.

 

경제학자 CEO, 현장에서 경영을 말하다 - 6점
정순원 지음/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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