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책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를 읽고......

 

 일본에서 2001 41 문예상을 받았다는 작품이라는데, 읽고 후에 느낌은 "뭐지?"였다. 특별히 눈에 띄는 갈등구조도 없고, 재미를 유발하는 커다란 사건도 없다. 그저 평범하기만 일상의 이야기랄까? 10살이 넘는 연상연하 커풀의 사랑이야기라는 소재와 선생과 제자라는 인물간의 관계는 독특하기는 하지만, 그게 다다. 얇은 두께만큼 간결한 이야기의 전개는 허무하다고 할까, 유행했던 ""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1인칭의 주인공 시점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담담하다 못해서 건조하기까지 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시점이라기 보다는 3인칭 시점의 화자가 아무 감정 없이 건조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하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라는 직설적인 표현에 문장에만  감정을 이입해서 이해를 한다면, 화가 청춘이 세상에 항변하는 듯한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무미건조한 느낌의 소설이다.  내가 문화 평론가도 아니고 문학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라, 작품을 좋고 나쁨보다는 내가 가지는 느낌과 감정이 책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지만, 과연 작품이 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지 의심이 갔다. 안에서 급하게 읽은 책이라 내가 잘못 이해하고 느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읽어도 저자가 전해주는 건조함이랄까 담담함은 변화가 없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조금씩 보인다. 여기서 "섹스"라는 단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철학 또는 생활관이랄까? 사람의 은밀한 비밀이라기 보다는 각자가 가지는 개성과 사생활이랄까? 아무튼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저자는 남자 주인공의 눈과 가치관이라는 필터를 통해 투영되고 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한다.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걸음이 눈을 통해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것인데, 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이나 연령대를 가진 사람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연상녀의 가치관은 이해 못한다. 세대차이에서 오는 간격일까? 세대차이라기보다는 단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면서 관대한 인간의 심리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비슷한 가치관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평가와 비평을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난도질하는 것이기에 그냥 쉽게 이해해 버린다. 반면,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해와 공감하려는 노력보다는 판단하고 평가하려 한다. 그래서 쉽게 타인의 이야기,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입에 올리고, 좋고 싫음과 선과 악을 쉽게 판단해 버린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이야기보다 타인의 이야기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주거리나 대화의 중심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책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평가하고 비웃는 우리를 향해서 말하고자 한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말라". 소위 뒷담화라고 하는 것들로 타인의 인생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우리들을 향한 일침을 놓는다. 사람 저마다의 삶과 가치관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라고…….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8점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유리 옮김/황매(푸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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