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5일 토요일

몰락한 용이 되어 버린 "삼국지 - 용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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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자룡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삼국지 - 용의 부활" 용이 부활한 것이 아니라 용이 몰락한 것으로 보인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에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담으려다 실패한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한계 때문에 방대한 이야기를 담을 없다는 것을 이해해도,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 극영화가 가져야 기본적인 미덕이자 조건인 스토리 텔링에서 많은 한계를 가진 영화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미덕이 단지 물량과 돈이라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최근에 개봉한 대부분의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가 가진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화려한 영상미와 거대한 물량으로 관객은 압도만 뿐이다. 결국 영화는 뛰어난 원작을 바탕으로 부실한 시나리오로 제작되었다.

 

 처음부터 장수로 등장했던 원작의 내용을 제켜두고, 영화 조자룡은 일개 병사로 시작한다.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서 본격적으로 장수로써 이름을 떨치게 된다. 과정에서 조조랑 직접 대면하게 되고 조조 옆에 있던 손녀 조영도 대면하게 된다. 영화의 홍보물이나 포스터를 보면 조영을 연기한 "매기 " 전면에 나온다. 영화의 갈등구조는 조영과 조자룡의 대결과 갈등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후반부의 조영과 조자룡의 대립구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때까지 조영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전장에서 조조 옆에 있던 어린 시절의 조영만 나올 뿐이다. 조영이 조자룡에 집착하는 과정이 완전히 생략되어 버린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조조와 조자룡이 대면했을 옆에 있던 상황만으로도 그런 집착이 설명될 있다고 생각할 모르지만, 원인과 이유가 되기에는 너무 미약하다.


 그나마 조자룡을 배신하고 조영에게 조자룡의 정보를 넘기는 나평안이, 조자룡에게 가지는 질투의 원인과 이유는 빠른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어느 정도 표현되어 있다. 나평안을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천재 모짜르트를 질투하는 음악가 살리에르에 비유하는데, 나평안보다 살리에르에 공감이가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영화는 인물간의 감정이나 갈등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건과 인물의 나열에 그치면서 나평안이라는 캐릭터에 천재를 질투하는 범재들의 감정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영화가 단지 사건의 나열일 뿐이고 스토리를 엮어내지 못한 하나의 이유는 조자룡의 러브 스토리 부분이다. 많은 영화가 그렇듯이 양념으로 주인공의 로맨스를 첨가한다. 영화에서도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조자룡이 사랑에 빠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장면은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버린다. 부분이 지나면 조자룡의 로맨스는 이상 전개되지도 않는다. 요리의 특성을 살리고 각자의 취향을 담아내기 위해 양념을 넣은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만들어진 개성 없는 음식에 들어가는 화학조미료가 되어 버렸다.


 부실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사건의 나열은 결국에 캐릭터의 감정과 영화의 감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전투 신에서 조자룡을 보필하는 4명의 장수들의 처절한 죽음을 통해서 슬픔을 영화 속에 표현하려고 했지만,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은 떨쳐버릴 없다. 처절하게 죽는 것으로는 단지 전쟁에 대한 잔인함과 야만성만을 표현할 뿐이다. 유덕화의 연기가 아무리 빛날지라도 결국은 영화는 영혼이 없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뛰어난 장인이 영혼을 담아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나온 공산품이다.

댓글 2개:

  1. 이 영화 나름 기대하고 있었는데 재미 없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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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달래 - 2008/04/08 18:45
    별로 재미없었어^^

    삼국지랑 이야기도 많이 차이고 나고... 이거야 영화라서 다양하게 각색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건의 개연성이나 인과관계가 거의 없다는게 불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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