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Unitas brand vol.6-런칭의 기술" 을 읽고.......

 


 unitas brand를 읽고 있는 나에게 무슨 책이냐고 친구가 물었다. 그래서 "브랜드 관련 잡지인데, 잡지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주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관심 읽어봐 우리가 모르는 세상을 보는 것 같아. 읽다 보면 대부분 두 가지 형태로 반응 할 텐데, 하나는 브랜드와 마케팅이라는 분야라는 곳에 관심이 생기고 빠져들 것이고, 비판적으로 본다면 주최하지 못하는 지름신의 강림을 이끄는 브랜드와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얼마나 사람을 잘 유혹하는 곳인지를 알게 될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전자 쪽에 더 매력을 느낀다. 브랜드와 마케팅이라는 것이 지름신의 강림을 유혹하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신세계를 보는 듯하다. 몰랐던 것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을 준다고 할까?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브랜드와 마케팅 전략이 만들어지는 치열한 과정과 그 속에 담긴 고민들을 보면서 마케터들이 단지 소비자에게 제품만을 잘 팔려고 하기 보다는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고 전달하려는 것을 보게 된다. 소비자들이 가지는 마음 속의 판타지를 만족시켜 줌으로써 다른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려는 것이다. 배우는 연기를 통해서, 가수는 음악을 통해서 관객이나 팬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 처럼.

 

 이번 호에서는 전략의 수립이 아니라 전략의 실행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흔히 말하는 전문용어로 "런칭"에 관해서. 10여년 전 신비한 광고 컨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TTL과 레드망고 같은 익숙한 브랜드들의 런칭과정을 자세하게 풀어 보여준다. 읽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의 전략이나 전술을 다 이해하게 하지만, 내가 이들과 같은 창조적인 전략과 전술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그들을 존경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런칭되어 성공한 결과들이기에 과정을 분석하고 글로 독자들에게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일까?

 

 하지만 런칭이 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전략을 세우고 전략대로 실행을 하면 모든 과정은 끝이 나고 성공이냐 실패냐의 결과는 인간이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그저 결과만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런칭 전략에는 이미 또 다른 대안적 계획들이 포함되어 있고 결과의 방향에 따라서 그 전략을 계속 실현해 나감으로써 브랜드는 변화하고 진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받아든 최종적인 결과과 성공일 때 마케터들의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이냐? 또 그렇지 않다. 시장환경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변화에 따른 또 다른 변화가 꾸준히 되어야 된다고 한다. 브랜드를 리뉴얼 하거나 확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마치 하나의 브랜드가 살아있는 생명처럼 환경의 변화에 꾸준히 적응하도록 변화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생물계의 적자생존을 외친 다위니즘이 브랜드와 마케팅이라는 분야까지 기본적인 원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손에 받아 든 결과를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가장 큰 실패라는 것은 브랜드와 마케팅 분야 만이 아니라 인간의 인생 전반에 통하는 진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유니타스브랜드 Vol.6 런칭의 기술 - 10점
유니타스브랜드 잡지 기획부 지음/(주)바젤커뮤니케이션

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책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를 읽고......

 

 일본에서 2001년 제 41회 문예상을 받았다는 작품이라는데, 다 읽고 난 후에 느낌은 "뭐지?"였다. 특별히 눈에 띄는 갈등구조도 없고, 재미를 유발하는 커다란 사건도 없다. 그저 평범하기만 한 일상의 이야기랄까? 10살이 넘는 연상연하 커풀의 사랑이야기라는 소재와 선생과 제자라는 인물간의 관계는 독특하기는 하지만, 그게 다다. 얇은 책 두께만큼 간결한 이야기의 전개는 허무하다고 할까, 한 때 유행했던 "쿨"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1인칭의 주인공 시점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담담하다 못해서 건조하기까지 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시점이라기 보다는 3인칭 시점의 화자가 아무 감정 없이 건조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하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라는 직설적인 표현에 문장에만  감정을 이입해서 이해를 한다면, 화가 난 청춘이 세상에 항변하는 듯한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무미건조한 느낌의 소설이다.  내가 문화 평론가도 아니고 문학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라, 작품을 좋고 나쁨보다는 내가 가지는 느낌과 감정이 책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지만, 과연 이 작품이 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지 의심이 갔다. 차 안에서 급하게 읽은 책이라 내가 잘못 이해하고 느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읽어도 저자가 전해주는 건조함이랄까 담담함은 변화가 없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조금씩 보인다. 여기서 "섹스"라는 단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철학 또는 생활관이랄까? 사람의 은밀한 비밀이라기 보다는 각자가 가지는 개성과 사생활이랄까? 아무튼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저자는 남자 주인공의 눈과 가치관이라는 필터를 통해 투영되고 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한다.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첫 걸음이 눈을 통해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것인데, 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이나 연령대를 가진 사람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연상녀의 가치관은 이해 못한다. 세대차이에서 오는 간격일까? 세대차이라기보다는 단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면서 관대한 인간의 심리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비슷한 가치관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평가와 비평을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난도질하는 것이기에 그냥 쉽게 이해해 버린다. 반면,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해와 공감하려는 노력보다는 판단하고 평가하려 한다. 그래서 쉽게 타인의 이야기, 즉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입에 올리고, 좋고 싫음과 선과 악을 쉽게 판단해 버린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이야기보다 타인의 이야기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주거리나 대화의 중심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평가하고 비웃는 우리를 향해서 말하고자 한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말라"고. 소위 뒷담화라고 하는 것들로 타인의 인생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우리들을 향한 일침을 놓는다. 사람 저마다의 삶과 가치관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라고…….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8점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유리 옮김/황매(푸른바람)

2008년 10월 9일 목요일

증권녀에 대한 마녀사냥을 보고.......

 악플을 욕하면서, 자신도 같은 행태를 해대면서 다른 사람을 욕하는 비겁한 인간들이여, 

 죽음의 원인이 단지 악플이라고 생각하는 그 무식함에 박수를 보낸다.  

 가장 핵심적인 죽음의 원인은 고인이 앓고 있었던 조울증이라는 것은 무시한 채, 

 짜시리 언론들의 선정적인 기사와 쓰레기 정치인들이 인터넷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명목으로  

 만들어진 무식하기 그지 없는 논리에 그대로 세뇌되어 버려 악성루머와 악플이 만들어내는 폭력을  

 그대로 답습하는것이 자랑스러운가?  

 악플이나 악성루머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적 잣대가 없고, 법원을 통해서 판단을 받아야 할 정도로 

 유무죄에 대해 모호하다면, 개인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인데,  

 그런 범죄는 범죄가 아니고 악플이나 악성루머는 대단한 범죄인가 보지? 

 결과론적으로 누군가가 자살을 하고 누군가가 스트레스를 받은 것 뿐이고, 그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강도가 다른 악플이나 악성루머와 개인정보를 공개해서 미친듯이 저지르는 테러와 마녀사냥 

 과연 누가 더 나쁜가? 

 당할 사람은 당해야 된다고? 그것은 누가 판단하는가? 네가 판단하면 정의인가?  

 남이 판단하면 악이고?  

 법이라는 것과 법원이라는 것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당신 같은 인간들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해라. 

 인간이라는 동물이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쓰레기이기에, 

 남은 하면 되고 내가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잘잘못을 제대로 따지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마녀사냥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가?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던 종교의 아집과 고집을 그대로 답습한 인간들의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의 마녀사냥도 다르지 않다.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원인의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보지도 않고,  

 쓰레기 언론의 선정적인 기사 한줄을 맹목적으로 맹신한 그대들의 아집과 고집 그리고 무식함이다.

2008년 10월 7일 화요일

최진실 사건의 교훈은 악플문제가 아니라 자살문제다.

 

 한 스타의 자살을 계기로 인터넷 악플에 대한 제재 여론이 뜨겁다. 방송장악에 이어 인터넷 여론에 대해서 제갈을 물리려고 노력하던 딴나라당은 이번이 기회다 싶어서 최진실이라는 이름을 앞에서 일명 "최진실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법 이름에 고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섰지만, 방송장악을 시점으로 모든 언론에 대해서 검열하고 제갈을 물리려는 그들의 포퓰리즘적인 수작에 많은 국민들은 넘어간듯하다. 20여년간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던 배우의 갑작스런 자살이 만들어낸 일방적인 여론몰이는 온 국민들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만들고 있다.

 

 "블라인드 스팟"이라는 책의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 숲을 보지 못하는 맹점'이라며 한국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대치동 엄마들'이라는 신문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열이 높은 대치동 엄마들을 비난하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높은 교육열에 대해서 대학 입시에 대한 극심한 경쟁, 학벌이 사회적 지위를 좌우하는 것과 같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에 대해서도 유별나게 교육열이 높은 엄마들에 대한 비난 아니라 사회의식과 시스템의 변화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최진실의 자살사건에 대해서 대다수의 쓰레기 언론들은 악플에 모든 원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악성루머의 근원지는 인터넷의 악플이 아니라 주가조작이나 거짓정보로 주식시장을 흔든 피해를 야기했던 증권가의 찌라시라는 것이다. 찌라시에 대한 규제와 처벌에 관해서는 여러 번 문제시 되면서 경찰이 수사를 하고 처벌을 하겠다고 했었지만, 찌라시는 사라지지 않고 최진실에 대한 악성루머를 생산해 냈다.

 

 하지만 악플이나 찌라시가 만들어내는 악성루머의 폐해는 나무일 뿐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원인의 일부일 뿐이다. 특히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을 중심으로 악플이나 악성루머가 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100이라는 점수에서 자살한다고 가정해서 최진실을 경우를 대입해보자. 최진실의 경우 이혼으로 인해 우을증이 생겼다고 했으니 그것을 60점이라고 하고, 언론에서 말하는 인기유지에 대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30이라는 점수이고, 마지막 100점에 도달하기 위해 10점의 스트레스가 악플이나 악성루머라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악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점수는 내가 임의로 매긴 것이지만, 누가 함부로 그녀가 받은 스트레스 지수를 함부로 숫자로 평가할 수 있을까? 결국에는 전체적인 문제를 심도있게 접근해야 함에도 저질언론과 대중들은 귀와 눈을 즐겁게 하는 선정적인 것에 집중할 뿐이다. 아주 사소한 나무 한 그루에만.

 

 우리가 맹점에 빠진 것은 "스타 최진실의 자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한 생명의 자살"로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은 채 접근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스타 최진실에만 집중하면서 자살이라는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접근을 하지 못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OECD 자살률 1위, OECD청소년 자살률 1위. 2007년 자살자수만 12174명이나 된다. 결국 최진실의 자살에 대해서는 스타의 자살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만연한 자살의 문제로 확대해석 해야 한다. 그것이 숲을 보는 것이다.

 

 자살문제는 숲이고 그 중에 최진실의 자살은 하나의 나무이다. 커다란 숲의 문제에서 접근하지 않는다면,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날 뿐이다. 물론 각자가 가진 자살의 동기와 원인에 대해서 하나하나 접근하는 것은 어쩌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숲을 이루게 만들었던 환경에 대해서는 우리는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도덕이고 정의고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와 국민들의 천박한 의식, 학력과 학벌만능사회가 만들어낸 치열한 경쟁사회. 흔히 말해서 점점 삭막해져 가는 사회와 인간의 인성인 것이다.

 

 일명 최진실법은 커다란 사회문제에 대한 핵심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천박한 법이다. 그런 천박한 법이 나온 것은 다수의 국민들이 스타 최진실이라는 이름 앞에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본 맹점에서 시작된 것이고, 이를 이용한 천박한 정치꾼들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방치한 채 이것으로 생색이나 내려는 것일 뿐이다. 전체 숲의 문제를 계속 방기한 채 하나의 나무에 집중한다고 해도 다른 나무들은 계속 썩어 들어 간다.  아무리 중범죄자에게 사형을 선고해도 중범죄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 처럼.


2008년 10월 4일 토요일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와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관람을 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우연히 친구와 메신저를 하던 도중에 영화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piff쪽으로 이야기를 옮겼다. 그 친구도 영화제에는 별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이야기 방향이 같이 영화제를 보러가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그래서 무슨 영화를 보러 갈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을 하고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취향이 비슷해서 인지 보고 싶은 영화에 대한 의견 일치는 쉬웠다. 그래서 1순위로 선택한 영화가 우에노 주리가 출현하는 "구구는 고양이다."였다. 10월 3일에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되어 있기에 10월 3일 영화를 선택하기로 했다. 예매를 하지 않았기에 현장 구매를 해야 되었기 때문에 나는 해운대 메가박스의 임시매표소로 그 친구는 롯데 센텀의 임시매표소로 목적지를 정하고 움직이기로 의논을 모았다. 대충 계획을 세우고 생각해보니 "구구는 고양이다"의 경우 우에노 주리가 직접 관객과의 만남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표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우선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서 piff홈의 자유게시판을 훌터보니, 매표소 앞에서 노숙할 사람을 찾는 글이 몇 개 눈에 띄었다. 이전 영화제에서도 표를 구하기 위해서 노숙할 정도로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3일이 개천절이라 표 구매하는 것이 전쟁에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인기 한국영화의 관객과의 대화가 같이 예정되어있었기 때문에, 특히 "놈놈놈"의 출연배우들의 인기를 생각한다면 현장구매를 쉽게 낙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여러 영화를 또 선택했다. 비슷한 취향이다 보니 별다른 이견은 없이 "먀오먀오"라는 영화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그리고 "먼고 호수"라는 영화를 차례로 선택했다.

 

 3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서 세수만 한 채 모자를 눌러쓰고 일찍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는 빨리오지 않았다. 해운대로 가는 버스의 경우 대부분이 기점지를 돌아서 오기 때문인지 5시 50분 쯤에야 버스를 탈수 있었다. 아침 일찍이라 차가 막히지 않아서 6시 20분 쯤에 해운대 메가박스의 임시매표소에 도착했다. 나름 일찍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찌고 바닥에 앉아서 서로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혹시나 해운대 프리머스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지하철을 타고 프리머스로 움직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프리머스로 올라갔다. 8층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풍겨오는 열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직감하게 만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라운지를 훌터보니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을 비롯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서 잠을 차고 있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메가박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다시 메가박스로 발길을 돌렸다. 6시 40분 쯤 도착했는데 20분전보다 20여명의 사람들이 더 늘어나 있었다. 그냥 그곳에 자리를 잡고 매표시작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처음에 책을 보면서 조용히 있었는데 지루해서인지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어서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제에 온 사람들이라서 열정이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8시30분 매표시작 시간이 되면서 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매진소식들……. 역시 예상대로 "구구는 고양이다"는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그리고 계속 매진되는 영화들…...미리 준비해간 목록에서 그 영화이름에 줄을 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과 리스트를 비교해보고 리스트에 없으면 안도하기도 하고 리스트에서 삭제하면서 아쉬움에 한 숨쉬기도 했다. 그 사람들이나 나나 영화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비슷한 취향의 영화들이 많아서 쉽게 공감대를 이뤘다. 내 목록에 있던 영화는 우선순위 순서대로 삭제되어 갔다. "구구"를 시작으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이미 매진이었다.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그나마 목록에 살아있는 우선순위 영화 "먀오먀오"를 볼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생겼다. 그런데 영화 코드를 말하고 잠시 후 매진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6시40분부터 기다리기 시작해서 9시40분에 매표소 앞에 섰는데 바로 매진이라니….. 허무함과 안타까움이 크게 밀려온다. 다음 목록에 있던 "먼고호수"를 구매했다. 롯데 센텀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구매사실을 알리고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고 있을 때 줄 앞에 서있던 서울에서 혼자 내려온 대학교 3학년이라는 여학생과 다른 여성분이 나를 보고 인사를 하러왔다. 여학생은 "아델라"라는 영화를 구매했다고 했고 나는 "먼고호수"를 구매했다고 했다.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내성적인에 긴 대화는 힘들었고 다음에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약속한 친구를 만나러 갔다.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4시30분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해운대 해변으로 움직였다. 그곳에 많은 piff행사들을 하기 때문에 구경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낼 요령이었다. 12시 쯤에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출연배우 신민아와 공효진 그리고 감독의 무대인사도 있기에 시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시간도 남아도는 관계로 걸어서 상영관인 롯데 센텀으로 이동했다. 롯데 센텀에 도착했을 때 아침일찍부터 고생한 휴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로가 조금씩 조금씩 엄습한다. 친구가 영화보면서 자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는데 결국 그 농담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먼고호수"가 페이크 다큐 형식의 영화라서 그런지 초반부터 지루한 인터뷰 장면들이 잠으로 몰아넣는다. 꾸벅꾸벅 졸면서 영화의 초반부를 놓치고 나지 후반부에 아무리 정신을 차리고 영화를 봐도 영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친구는 나름 괜찮게 본 것 같은데……. 나는 도대체 무슨 영화인지 줄거리도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오랜만에 piff를 다녀왔는데……. 예전에는 미리미리 예매를 해서 편하게 원하는 영화들을 다 볼 수 있었는데, 처음 현장 구매를 경험하면서 표를 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영화 관람하는데도 상당한 휴유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노숙을 하면서까지 표를 구하고 영화를 졸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